미래 불안 中대학생 '새 흉내' 유행 확산…"새가 되자"

이혜수 인턴 기자 2024. 8. 4. 12: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새 흉내를 내는 사진과 영상을 누리소통망(SNS)에 올리는 유행이 퍼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내 대학생들 사이에서 '새 흉내' 유행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누리소통망 사진 속 중국의 젊은이들은 새 흉내를 내기 위해 넉넉한 상의에 손을 아래로 빼 난간을 잡아 새 발톱처럼 보이게 하고, 다리를 숨기고, 빈 소매는 날개처럼 펄럭이도록 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대학생, 경기침체에 미래 불확실성 높아지자 '새 흉내'
중국 사회 전문가 "젊은이들 경기 침체 희생자…탕핑 풍조 연장선"
(사진=도우인 Zhao Weixiang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최근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새 흉내를 내는 사진과 영상을 누리소통망(SNS)에 올리는 유행이 퍼지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해 청년층의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인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행위라고 분석되고 있다.

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내 대학생들 사이에서 '새 흉내' 유행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누리소통망 사진 속 중국의 젊은이들은 새 흉내를 내기 위해 넉넉한 상의에 손을 아래로 빼 난간을 잡아 새 발톱처럼 보이게 하고, 다리를 숨기고, 빈 소매는 날개처럼 펄럭이도록 하고 있다.

NYT는 중국의 일부 청년들이 졸업 후 공부 또는 구직의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인 척 한다고 해석했다. 새들은 인간과 달리 중국의 침체된 경제, 높은 생활비, 급증하는 청년 실업률 속에서 공부하거나 직장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은 2004년 이후 4배 증가한 1200만 명에 달한다.

게시물을 올린 중국 북부 산시성의 생물학 학생인 자오 웨이샹(22)은 어느날 교실을 바라보다 "새들의 자유가 부러워 그들을 따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선에 앉은 새처럼 자신의 사진을 합성하고 "더 이상 공부하지마, 새가 되라"고 게시물을 올렸다. 대학원 시험을 앞두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 경력을 시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었다.

상하이의 금융학과 학생 왕 웨이한(20)은 "새는 하늘에서 자유롭고 목적 없이 날 수 있다"며 "(누리소통망의 이 유행은) 모든 사람이 지닌 자유에 대해 타고난 욕망을 표현한다"고 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사회 인류학 연구소 소장이자 중국 사회 전문가 샹 비아오는 "중국의 많은 젊은이가 어린시절부터 들었던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밝은 미래가 있다'는 이야기가 이젠 경제성장이 둔화돼 불확실해지면서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세상에 대해 매우 기대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어른이 됐을 때 경제 침체의 희생자가 됐다"며 "그들은 '어릴 적 행복을 희생하면서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공부했는가'라고 묻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샹 교수는 중국 청년들의 이러한 분출을 '탕핑(躺平)' 풍조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한다. 새 흉내를 내는 것이 경쟁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잠시 가벼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탕핑은 중국어로 '평평하게 눕기'를 의미한다. 이는 열심히 일해도 보상이 따르지 않는 사회 노동 문화에서 좌절한 젊은이들이 눕는 게 최선이라 판단해 생긴 신조어다. 이에 '탕핑족'은 과도한 경쟁 사회에서 기존 삶의 방식을 내려놓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택한다.

샹 교수는 "지금 당장은 대안이 보이지 않지만 (새 흉내를 내면서) 자유로운 삶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1025@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