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반등에…5대 은행 엔화 예금, 올해 처음으로 감소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2024. 8. 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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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원화 대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올해 내내 증가했던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선을 넘어서자 엔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엔화 예금을 늘렸던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전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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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보이자 차익 실현하려는 환전 수요 몰려
연합뉴스


일본 엔화 가치가 원화 대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올해 내내 증가했던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 선을 넘어서자 엔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엔화 예금을 늘렸던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환전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현재 엔화 환율이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수 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1조 2111억 엔으로 집계됐다.

6월 말(1조 2929억 엔) 대비 818억 엔 줄었는데,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이 감소한 일은 지난해 12월(641억 엔 감소) 이후 처음이다.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해 4월 말 5978억 엔까지 줄었다가 엔화 가치 하락과 맞물려 꾸준히 증가해 같은 해 9월에는 1조 엔을 넘어섰다.

올해도 계속 늘어났던 엔화 예금 잔액은 7월 들어 엔화 가치가 급격히 반등하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급등하면서 기존 엔화 예금 보유자들의 수익 실현 거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단기적으로 원/엔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7~8월에는 차익을 목표로 한 엔화 예금 해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엔화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 규모도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엔화 매수(엔화→원화) 건수는 7만 2289건, 매수액은 약 128억 엔으로 집계됐다.

건수 기준으로는 지난 3월(8만 4952건) 이후, 매수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149억 엔) 이후 가장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휴가철 환전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차익 실현 목적의 매수실적도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지난 2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30원대에 근접했다.

원/엔 재정환율(하나은행 대고객 고시 환율·최종회차 기준)은 지난 2일 기준 100엔당 929.22원을 기록해 지난해 6월 8일(934.84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엔/달러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 역시 지난달 초 3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달러당 162엔선까지 상승했으나 한 달 만에 140엔대로 떨어졌다.

최근 엔화 가치가 '슈퍼 엔저'에서 벗어나 급격히 반등한 배경에는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격차가 축소된 영향이 크다.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에 미국 장기금리가 하락한 반면, 일본은행이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일본 장기금리는 올랐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정책금리를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0.1%에서 0.25% 정도로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반면 같은 날 미국 연준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가 더 강세를 나타낼 수 있지만, 최근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등 단기 정책 변수는 환율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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