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 정산금 미루려고 휴가철 노렸나

익월받는 여행사 정산주기 악용
평소보다 프로모션 2~3배 확대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연합뉴스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소비자와 판매(셀러)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7~8월 휴가철을 맞아 프로모션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여행·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가 휴가철을 맞아 더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평소 대비 2~3배 가량 더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몬은 지난달 19일 홍콩관광청과 함께 항공권을 최대 50%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여기에 6~7월에만 티몬투어X중국 올인데이, 여름휴가 겨냥 썸머 브레이크 특별전, 마카오 관광청 협업 프로모션 등도 진행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족 여행 특성상 항공과 숙박이 포함돼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티몬·위메프가 여행상품 특성상 정산 주기가 상대적으로 고무줄처럼 길어질 수 있는 점을 악용해 더 많은 프로모션 상품을 판매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여행 상품은 특성상 출발하는 날짜를 상품 구매를 확정하는 날짜로 간주하고, 여행사는 익월 정산 기한에 맞춰 정산금을 받는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2월에 넉 달 이후인 6월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을 결제했더라도, 여행사에는 7월에서야 정산금이 들어온다.

여행업계에서는 상품 예약을 더 당길수록 티몬과 위메프는 결제금액을 더 오래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여행사들은 이달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이 티몬·위메프에 취소·환불 신청 후 여행사에서 재결제해야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는데, 일부 소비자들은 재결제를 하지 않고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추가 대응 방안 및 제도개선 방향'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