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中'실리콘밸리' 중관촌 방문…서울 스타트업 진출지원
엔터·패션 등 권위자 만나 문화예술 콘텐츠 구상…오 "정신 번쩍…기업 적극 지원"
(베이징=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국판 실리콘밸리 '중관촌'(中關村)을 방문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중관촌 창업거리를 찾아 중국의 창업 지원시설과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살폈다.
중관촌은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 집결지로 바이두, 레노버,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 다수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2014년 베이징시 주도로 중관촌에 중국 최초의 혁신창업클러스터인 '창업거리'를 조성했고, 현재 50여개 창업지원 서비스기관이 입주해 3천여개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오 시장은 중관촌 창업거리의 주요 창업 지원시설을 둘러보고 이곳에 위치한 베이징대 창업훈련영을 방문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글로벌혁신센터(KIC) 관계자를 만나 중국의 창업 지원 정책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김종문 KIC 중국센터장은 "과거 한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을 때는 시장이 크다는 점과 자본·노동력을 봤지만, 이제는 이 외에 중국의 산업 인프라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중국의 기술 혁신에 대해 배울 게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 시장과 결합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 미국조차도 (중국에서) 금지된 사업은 빼고 다 중국에 들어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 시장은 "듣고 보니 정신이 번쩍 난다"고 큰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오 시장은 이날 중국 최초의 성(省)급 규모 로봇센터인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혁신센터'를 찾아 중국의 로봇 산업 육성 현황을 살폈다.
이곳은 로봇 완성품, 핵심 부품, 초거대 모델 분야의 전문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최근 전기구동만으로 작동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天工)'을 공개한 곳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사람 크기의 텐궁을 비롯해 사람의 표정을 85%까지 흉내 낼 수 있는 로봇을 살펴보고 관계자와 양국 로봇산업 발전방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리춘즈 로봇혁신센터 COO는 "러닝머신을 달리고 복잡한 지형을 이동하는 (중국의) 기술이 세계에선 3위 안에 든다"며 이날 시연한 로봇들의 실사용 시기를 두고 "올해 말 공장에서 테스트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는 로봇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로봇서비스의 대중화를 글로벌 로봇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지난해 7월 '서울시 로봇산업 육성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로봇 기술 개발, 실증 지원, 로봇인공지능과학관 개관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며 로봇기업과 지원시설이 집적된 '수서 로봇클러스터'를 조성해 첨단 로봇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 1일에는 베이징에 진출한 대·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30여 개사와 간담회를 열고 중국 산업 현황을 듣고 서울의 경제정책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이 간담회에는 포스코차이나를 비롯해 북경국연자문유한공사, 서울우유, 에띠임, 태일국제물류유한공사, 파낙토스, 페이랑바이오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 사업환경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기업인의 목소리와 바람을 충분히 듣고 서울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기업 간담회에 앞서 베이징 '왕징소호'와 '대왕징중앙공원'에 들러 베이징시 도시계획과 녹지 조성전략을 청취했다. 왕징소호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으로 곡선미를 살린 건물이 특징이다.
아울러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관계자들도 만났다.
오 시장은 같은 날 중국 최대 패션지 그룹인 '스상그룹' 류야 CEO와 스신퉁 쉐로엔터테인먼트 대표, 구웨이잉 곤곡(장쑤성 일대 전통연극) 배우 등을 만나 한중 문화교류 방안과 글로벌 문화예술 콘텐츠 확산 전략을 나눴다.
오 시장은 "문화예술은 도시와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전략인 동시에 미래를 위한 든든한 기반"이라며 "앞으로 양국 수도이자 문화예술 중심지인 서울과 베이징간 교류와 협력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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