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3관왕' 임시현 세리머니의 비밀

항저우 이어 파리서도 3관왕
'바늘구멍' 통과 의미 담은 세리머니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 올림픽을 합쳐 무려 금메달 6개를 딴 임시현(21·한국체대)의 '3관왕' 세리머니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손가락을 펴 3관왕 기념 세리머니라는 추측이 다수였지만,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었습니다.

임시현은 3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을 7-3(29-29 29-26 30-27 29-30 28-26)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시상대에 오른 임시현은 엄지와 검지를 붙여 'OK' 표시를 만든 뒤 눈에 대는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경기 후 금메달을 목에 건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바로 다음 대회인 파리 올림픽에서 또 3관왕을 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누가 '항저우에서 3관왕을 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울 거 같냐'고 하더라"며 "그런데 그 바늘구멍을 통과해버렸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빨리 끝나면 아쉬워서 더 악착같이 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한 임시현은 하나만 더 추가하면 '신궁' 김수녕(금메달 4개)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두 개를 따면 김수녕의 기록을 넘습니다.

김수녕은 한국 양궁 최초의 다관왕입니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해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에 올랐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2000년 시드니 대회(이상 여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 1개씩을 수확했습니다.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한국에 안긴 셈입니다.

임시현이 기량을 유지한다면 당장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김수녕을 따라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시현은 지금으로서는 2028 LA 올림픽 같은 '미래'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열심히 달려온 만큼 보상으로 얻은 현재의 기쁨에 더 취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임시현은 "다음 올림픽은 4년 뒤 아닌가. 난 지금을 조금 더 즐겨보겠다"며 웃었습니다.

[김가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ghh7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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