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다시 돌아온 ‘산업의 쌀’ MLCC의 시간[딥앤이지테크]
기업들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기술에 맞춰 국경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의 일상에도 깊숙이 들어온 첨단 기술과 이를 이끄는 빅테크의 소식을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부품입니다.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면서도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나 가전제품 등 반도체와 전기회로가 있는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 적게는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만개의 MLCC가 사용됩니다.
전기 자동차나 로봇, AI 등 미래 산업에서도 핵심 전기 부품으로 꼽힙니다. 특히 자동차에는 동력 전달, 안전, 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에 3000~2만개, AI용 노트북 등에는 1000개 수준의 MLCC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I 제품에 탑재되는 반도체 성능이 좋아질수록 MLCC와 같은 부품의 사양도 높아져야 하므로 최근엔 IT용 고용량·고성능 MLCC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온도와 습도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전기가 통할 수 있도록 하는 MLCC는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세라믹 파우더와 금속 파우더에 초정밀 기술을 적용해 만드는데 부품이 발전할수록 MLCC의 크기는 더욱 작아지고 두께는 얇아집니다.
삼성전기 실적 효자된 MLCC
국내 대표 MLCC 기업엔 삼성전기가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MLCC 시장이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특히 자동차 전자 장치에 사용되는 전장용 MLCC 시장은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 5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회사는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와 서버용 기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리며 통상 비수기인 2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081억원, 매출 2조 58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5%, 매출은 16.2% 늘었습니다. 전 분기 대비 영업익은 15.4% 증가했고 매출은 1.7% 감소했습니다.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2078억원)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고부가 제품인 산업·전장용 MLCC와 서버용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 판매가 늘어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면서 “고부가 제품인 산업·전장용 MLCC와 서버용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기판 판매가 늘어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3분기에는 고부가 IT용 MLCC, AI 서버용 고온·고압 MLCC 판매를 늘릴 예정입니다. 필리핀 생산법인에서 전장용 MLCC 초도 양산을 준비하고, 거래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인데, 내연기관 전장화가 지속되고 있어 전장용 MLCC 수요가 증가세를 보인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고용량·고부가 MLCC 수요↑”
업계 내에선 고용량 MLCC를 중심으로 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MLCC 산업은 장기적으로 연평균 7~8%의 성장률을 시현해 온 산업”이라면서 “AI 스마트폰은 정전용량 기준 기존 대비 최소 10% 이상의 MLCC가 더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 더 고용량의 고부가 MLCC를 필요로 한다는 것인데, 삼성전기의 경우 내년부터 이와 관련된 수혜가 체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전장용 MLCC는 일반적인 MLCC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7~8%)를 웃도는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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