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정치' 부메랑 맞은 김동연 '라면 쇼'…"의도적 연출" 의혹

서상준 경기본부 기자 2024. 8. 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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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관에 "왜 당신이 이런 일 해" 호통…'도지사 격노' 영상 화제
"의도적 연출", "정치쇼" 등 부정적 여론 만만찮아
폭염 속 '짜장차' 봉사 활동 놓고,도시선 마냥 곱지 않아

(시사저널=서상준 경기본부 기자)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도지사 격노' 영상을 놓고 연일 반응이 뜨겁다. 

'꼰대 김동연' 이미지와 겹쳐 일상생활을 보는 것 같아 재밌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정치 행보에 치중한 '의도적 연출'이라는 부정적 여론도 만만찮다.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2일 게시한 '도지사 격노' 제목의 SNS 영상 캡쳐 ⓒ서상준 기자

김동연 지사는 2일 자신의 SNS에 현안 회의로 점심을 놓친 자신을 위해 비서관이 컵라면을 들고 오자 "왜 당신이 이런 일 해"라며 호통을 치는 이른바 '도지사 격노'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비서관은 김 지사의 호통에 "제가 하고 싶어서 했습니다"라며 주눅든 목소리로 대답했다. 

김 지사는 비서관에 미안했는지 "지금 야단치는 거 아니야. 너무 답답해. 도청 (도지사에게 과한 의전)문화좀 바꿨으면 좋겠어요"라고 다독였다. 그러면서 "미안한데 너무너무 배가 고파 가지고, 점심을 못 먹어서"라며 컵라면 뚜껑을 여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이 동영상은 SNS 등을 통해 발빠르게 퍼져 나갔다.  '도지사 격노' 제목의 이 영상은 게시 하루 만에 6000개의 '좋아요'와 450개가 넘은 댓글이 달리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상당히 높다. 부정 여론 중에는 "의도적 연출", "정치쇼" 등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비서관이 컵라면 들고 오는 시점에 영상이 찍힌점, 김 지사의 SNS에 동영상을 게시한 점 등을 놓고 '각본에 맞춘 의도된 연출'이라는 의혹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속내는 어찌 되었건  '정치인 김동연' 각인이 목적이었다면 반쯤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지사 격노' 영상 게시 후 여론이 달갑지 않게 흘러가는 것을 놓고 "홍보 참모진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SNS마케팅, 노이즈마케팅 등을 잘 사용했을 경우엔 큰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정치인으로서 되돌릴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H여론조사 전문기관 대표는 "이번 SNS 동영상 건은 순전히 의도된 연출로 비춰진다"며 "특히 홍보를 담당하는 보좌진의 무지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 경기도의 홍보라인은 김 지사 측근이 아닌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시절 캠프 사람들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위험한 참모 정치'로 김 지사에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지난달 31일 파주시 초롱꽃마을 LH아파트에서 '짜장차' 봉사 활동을 하면서 시민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

김동연 지사가 휴가를 반납하고 펼친 '짜장차' 봉사활동에 대한 시선도 마냥 곱지만은 않다.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 배우자와 함께 파주시 초롱꽃마을 LH단지에서 '짜장차 봉사'를 진행했다. 휴가까지 반납하고 자원 봉사에 나섰지만 김 지사가 봉사활동 일정을 SNS에 미리 공개하면서 '정치 행보'로 비춰져 뭇매를 맞고 있다. 

김 지사는 봉사활동 전날 자신의 SNS에 '파주에서 짜장면 번개 예정'이라는 공지를 게재하고, "나랑 같이 짜장면 봉사활동 할 수 있고 내가 직접 만든 짜장면 먹을 수 있다"고 알렸다.

김 지사의 글에 '반강제 봉사활동'에 참여한 참모진도 있었다. 이 중에는 자신의 아내와 함께 짜장차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각만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 역시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주민에 따르면 짜장면 배식이 11시 이후에 시작돼 폭염으로 단지 주민들 참여가 많이 저조했다. 

게다가 봉사활동 당일 날씨는 폭염 '심각' 수준이었다. 경기도는 전날 오후 5시부터 31일 낮까지 외부 활동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해당 주민은 "날씨가 더워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없었고 짜장면을 찾는 사람도 적었다"며 "(자원 봉사자) 고마운 일이지만 하필 더운 날씨를 골라 '행사'를 하다보니 호응도 많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민은 "자원 봉사자들은 도지사와 사진 찍기에 바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김 지사의 'SNS 소통' 행보가 눈에 띄게 늘었다. 윤석열 정부에 날 선 비판은 물론 장관 인사청문회 등 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등 SNS를 활용한 '정치' 영역을 대폭 넓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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