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국제무대서 金…빛난 女양궁 '맏언니' 전훈영 [올림픽]

박기범 기자 2024. 8. 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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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 첫 올림픽이 될 수 있었다.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 2관왕 이후 국제 대회에서 고전하던 전훈영은 올해 4월 대표팀에 승선하며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선수 3명이 120초 안에 각 2발씩 총 6발을 쏴야 하는데 첫 주자가 빨리 쏘면 두 번째, 3번째 선수는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끈 전훈영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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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 선발전 탈락 후 절치부심
후배들 챙기며 역대급 성적 기여…정의선 회장도 감사 인사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3일(현지시간)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 후 남수현(왼쪽), 전훈영(가운데), 임시현(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도쿄가 첫 올림픽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올림픽이 1년 연기돼 다시 치른 여자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후배들에게 밀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활시위를 당겼다. 서른이 넘어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지만, 그는 '맏언니' 리더십을 발휘하며 동생들과 단체전 금메달이란 성과를 냈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전훈영(30)의 이야기다.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 2관왕 이후 국제 대회에서 고전하던 전훈영은 올해 4월 대표팀에 승선하며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뤘다.

대표팀 동료는 2003년생 임시현과 2005년생 남수현. 10살 안팎 터울이었지만, 전훈영은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

대표팀 숙소를 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2인 1실이라 한 명은 다른 종목 선수와 같은 방을 써야만 했다. 전훈영은 먼저 손을 들었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첫 올림픽인 후배들을 위해서였다. 경기장 안에서도 심적 부담이 큰 1번 주자로 나서며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양궁 단체전에선 세트당 120초가 주어진다. 선수 3명이 120초 안에 각 2발씩 총 6발을 쏴야 하는데 첫 주자가 빨리 쏘면 두 번째, 3번째 선수는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

전훈영은 지난달 28일 중국과의 결승전에선 5차례나 10점을 쐈다. 특히 연장 승부 결정전(슛오프)에서도 10점을 쏘며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코칭스태프에 따르면 전훈영은 경기 전 엉뚱한 농담을 던지며 동생들이 긴장을 풀고 경기에 전념하게끔 도왔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덕이었을까.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뿐 아니라 혼성전, 개인전까지 여자 선수들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표팀 멤버 모두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딛고 이뤄낸 성과였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3일(현지시간)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 후 현대차그룹 김걸 사장(오른쪽 둘째)과 양궁 국가대표 남수현·전훈영·임시현, 양창훈(오른쪽 첫째) 감독, 김문정(왼쪽 첫째) 코치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후배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끈 전훈영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전훈영은 3일 경기 후 취재진과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부담이 컸는데 목표를 이뤄냈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며 "준비하는 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해서 후회는 없다. 후련한 마음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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