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깜짝 반등`에 5대銀 엔화예금 올해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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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원화 대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자 지난달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현재 엔화 환율이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수 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가 더 강세를 나타낼 수 있지만, 최근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등 단기 정책 변수는 환율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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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가치가 원화 대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자 지난달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현재 엔화 환율이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수 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1조2111억엔으로 집계됐다.
6월 말(1조2929억엔) 대비 818억엔 줄었는데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2월(641억엔 감소) 이후 처음이다.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해 4월 말 5978억엔까지 줄었다가 엔화 가치 하락과 맞물려 꾸준히 증가해 같은 해 9월에는 1조엔을 넘어섰다. 올해도 계속 늘어나던 엔화 예금 잔액은 7월 들어 엔화 가치가 급격히 반등하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급등하면서 기존 엔화 예금 보유자들의 수익 실현 거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 상승에 엔화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 규모도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엔화 매수(엔화→원화) 건수는 7만2289건, 매수액은 약 128억엔으로 집계됐다. 건수 기준으로는 지난 3월(8만4952건) 이후, 매수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149억엔) 이후 가장 많았다.
엔화 가치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지난 2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30원대에 근접했다. 원·엔 재정환율(하나은행 대고객 고시 환율·최종회차 기준)은 지난 2일 기준 100엔당 929.22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 8일(934.84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엔·달러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 역시 지난달 초 3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달러당 162엔선까지 상승했으나 한 달 만에 140엔대로 떨어졌다.
최근 엔화 가치가 '슈퍼 엔저'에서 벗어나 급격히 반등한 것은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격차가 축소된 영향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에 미국 장기금리가 하락한 반면, 일본은행이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일본 장기금리는 올랐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정책금리를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0.1%에서 0.25% 정도로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반면 같은 날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가 더 강세를 나타낼 수 있지만, 최근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등 단기 정책 변수는 환율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장기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일본 장기금리 역시 엔저가 심화하지 않거나 일본은행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렵다면 미국 장기금리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계속 좁혀지기보다 현 수준에서 등락할 것임을 의미한다"며 "엔·달러 환율은 올해 4분기 140∼145엔이 적정 수준이라고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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