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내세운 올림픽 광고 구설수..."올바른 양육법 아냐" 비판에 중단

구글 '제미나이' 광고. 구글 유튜브 캡처

인공지능(AI) 활용을 권유하는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 아버지가 팬레터를 쓰고 싶은 딸에게 AI를 권유하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후 여론의 뭇매를 맞자 광고를 중단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구글이 자사 AI 챗봇 '제미나이'를 홍보하는 광고를 내렸다. 2024 파리 올림픽대회에 맞춰 제작된 이 광고는 스타 육상 선수에게 팬레터를 보내고 싶은 딸을 위해 아버지가 제미나이에 편지를 써달라고 요청하는 줄거리로 구성됐다. 광고에서 '제미나이'는 편지 초안을 작성해줬다.

AI 챗봇의 편리함이 부각됐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자녀에게 편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도록 교육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양육법이냐는 비판과 광고 속의 세계는 인간이 기초적인 창작 능력마저 상실하고 모든 것을 AI에 맡기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구글 측은 "광고 제작 직후 사전 조사에서 여론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면서도 "실제 여론을 감안해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AI 상품화 광고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애플은 지난 5월 신형 아이패드 프로 광고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광고를 중단하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이 광고는 피아노와 메트로놈, 필름 카메라 등 과거 인간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소품들이 파괴되고 그 자리에 신형 아이패드가 놓여있는 모습이 담겼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