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완전히 새 됐어”… 中 MZ 사이 유행하는 기묘한 포즈

김자아 기자 2024. 8. 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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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생들이 침대 난간을 손가락으로 움켜쥐며 '새(鳥)'를 흉내내고 있다./더우인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새(鳥)를 흉내내는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유행이 퍼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일(현지시각) NYT에 따르면 더우인(중국의 틱톡) 등 중국 SNS에는 새를 흉내낸 대학생들의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영상 속 학생들은 반소매 티셔츠 안에 다리를 숨기고, 두 팔을 소매가 아닌 티셔츠 아래쪽으로 뺀 뒤 침대 난간을 손가락 세 개로 움켜쥐어 새 발톱처럼 보이도록 하고 있다.

NYT는 학업이나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학생들이 부담감을 해소하고자 이런 게시물을 올린다고 전했다.

상하이 한 대학의 재학생 왕웨이한(20)씨도 기숙사 방에서 새를 흉내 낸 모습의 영상을 더우인에 올렸다.

왕씨는 다가오는 시험에 대해 학생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전달하고 싶어 이런 영상을 찍어 올렸다고 한다. 그는”새들은 자유롭고 정처 없이 하늘을 날 수 있다”며 “이런 트렌드가 자유를 향한 모든 사람의 타고난 욕망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자오웨이샹(22)씨는 자신이 새 모양으로 전봇대 위에 걸터앉은 합성 사진을 더우인에 올리며 ‘더 이상 공부하지 말고 새가 되자’라는 글을 썼다.

학업과 미래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어느 날 교실 밖을 바라보다 새들이 하늘을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며 “그들의 자유가 부러웠고 새들을 따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중국 청년층 사이 ‘탕핑(躺平)’ 풍조의 연장선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탕핑은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청년층의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등장한 신조어다. 잠시나마 과도한 경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는 젊은층의 작은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사회인류학연구소 소장은 “중국 청년들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면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자라왔지만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경기 침체의 피해자가 됐다”며 “이들이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가’라고 묻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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