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선고" 시위까지…'민희진 vs 하이브' 싸움에 '피눈물' [김소연의 엔터비즈]
"멀티레이블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구조입니다. 최근 일련의 사건을 통해 멀티레이블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없는지 다시 살펴봤습니다."
하이브가 지난 1일 신성장 전략 '하이브2.0'을 발표하며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중 일부 내용이다. 하이브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이 언급한 '일련의 사건'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으로 해석된다. 하이브가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 일부가 어도어 경영권과 소속 가수 뉴진스 멤버들을 빼내려 했다고 의심하며 지난 4월 22일 전격 감사에 착수한 지 3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법원은 민 대표가 모회사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하이브 측의 민 대표 해임 시도는 일단락됐지만, 민 대표와 하이브 임직원들의 명예훼손, 무고 등의 고소,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 주가도 속수무책으로 하락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29만500원에 거래됐던 하이브의 주식은 지난 7월 26일 16만8100원 52주 최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12조원을 넘겼던 시가총액도 7조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이브2.0' 발표 이후 2일 18만8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전일 대비 3.14%(5500원) 상승했지만, 여전히 이전의 수치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주들의 속만 타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당초에 알려진 민 대표의 배임, 횡령 등의 혐의 의혹과 이에 대한 입증이 아닌 서로에 대한 개인적인 대화 폭로와 신경전 양상을 보이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매출만 놓고 본다면 어도어는 하이브의 알짜 레이블 중 하나다. 특히 지난달 신드롬을 일으킨 일본 도쿄돔 팬미팅의 경우 아직 공식적으로 집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도쿄돔 팬미팅 티켓과 음반, MD 상품 등의 판매량 등을 단순 계산해 관측했을 때 현재까지만 400억원에서 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을 거라 관측했다.
뉴진스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 입대 기간 세븐틴, TXT 등과 함께 하이브의 매출을 이끄는 에이스 중 하나로 꼽혀오고 있다. 하이브의 2분기 음반 판매량은 1100만장으로 파악됐는데, 세븐틴이 377만장으로 가장 많고 뉴진스가 220만장으로 그 뒤를 이었다. TXT는 190만장이었다.
그런데도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팬덤 버니즈까지 나서 불만을 드러냈다. 버니즈는 "하이브의 만행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 2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앞에서 근조화환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26일과 29일에는 각각 하이브 사옥 정문에서 항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근조화환에는 '하이브의 경영수준, 사망선고 드립니다', '자회사 죽이려는 PR과 아티스트 방치하는 법무대응', '하이브의 멀티레이블 끝나라', '앞으로는 엔터 1등 하이브, 실제는 렉카 1등 하이브' 등 하이브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에 대한 우려가 주가로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하이브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6365억원, 영업이익은 699억원이 되리라 관측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02%나 감소한 것. 증권가에서는 "뉴진스 등 본업은 무난했지만, 신사업인 게임이 매우 아쉽다"고 하이브의 매출 상황을 평했다.
지난 30일 하이브에 대한 목표 주가를 31만원에서 28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NH투자증권의 이화정 연구원은 "게임 '별이 되어라2' 흥행이 부진한 가운데 마케팅 비용 집행이 과도했다"며 "민희진 노이즈 지속으로 시장 피로도가 극대화됐고,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오지우 LS증권 연구원도 "어도어 관련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하이브에 대한 인식이 악화했고, 여기에 2분기 실적 역시 예상치보다 하회하리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요소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하이브의 2.0 전략 발표는 이런 상황을 반등시키기 위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브 2.0 전략 발표는 주안점은 기존 사업 영역이었던 레이블, 솔루션, 플랫폼을 음악, 플랫폼, 테크기반 미래성장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와 함께 국내 및 일본 멀티레이블 사업을 총괄하는 '하이브 뮤직 그룹 에이팩'(HYBE MUSIC GROUP APAC)을 설립하고, 초대 대표로 신영재 빅히트 뮤직 대표를 선임했다. 또한 하이브 재팬에는 김영민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사장을 회장에 올렸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방분권 체제였던 멀티레이블 체제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서 하이브 뮤직 그룹 에이팩을 통해 중앙집권화를 꾀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며 "추가적으로 K팝의 캐시카우인 일본 시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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