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 만에 풀린 비밀…절규하는 이집트 미라 스캔했더니

김소연 2024. 8. 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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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년 전에 죽은 것으로 밝혀진 고대 이집트 여성의 미라가 최근 CT 스캔을 통해 비명을 지르는 표정이 남겨진 이유가 밝혀졌다.

CNN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과학자들이 비명을 지르는 이집트 미라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사항을 공개했다"면서 사하르 살림 카이로 대학교 방사선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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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경직 나타나 고통의 표정이 그대로 남았을 수도"
/사진=사하르 살림 카이로 대학교 방사선과 교수

3500년 전에 죽은 것으로 밝혀진 고대 이집트 여성의 미라가 최근 CT 스캔을 통해 비명을 지르는 표정이 남겨진 이유가 밝혀졌다.

CNN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과학자들이 비명을 지르는 이집트 미라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사항을 공개했다"면서 사하르 살림 카이로 대학교 방사선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메디신'에 실렸다.

이 미라는 1935년 고대 이집트 제18왕조 하트셉수트 여왕 시대의 건축가 세넨무트 무덤 아래의 나무 관에서 발견됐다. 이 때문에 이 여성 역시 세넨무트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발견 당시 크게 벌어진 입과 일그러진 얼굴로 궁금증을 유발했다.

연구팀은 미라가 왜 입을 크게 벌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컴퓨터단층촬영(CT)과 X선 회절 등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생전 키가 155㎝ 정도였고 척추 등에 가벼운 관절염을 앓고 있었으며, 48세 정도에 사망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또한 여러 개의 치아가 빠져있는 상태였다.

그러면서 미라가 죽지 직전 극심한 고문을 받다 사망했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체 경련 또는 사후 경련은 극심한 신체적 또는 정서적 고통 후에 발생하는 사망 전 마지막 행동을 반영하는 경직의 한 유형으로, 사망 직후 근육 경직과 이완 불능으로 이어진다. 비명을 지르는 여인의 경우, 방부처리사는 시체가 부패하거나 이완되기 전에 미라화했으며, 수축된 근육으로 인해 방부처리사가 입을 닫을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살림 교수는 "방부 처리를 맡았던 사람들이 시신의 입을 닫아주지 못했고, 시신이 부패하거나 이완되기 전에 미라화가 진행됐을 것"이라며 "사망 당시 극심한 고통이나 정서적 스트레스를 겪었으며 즉각적으로 사후 경직이 나타나 그 고통의 표정이 그대로 남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라의 장기가 그대로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집트 신왕국 시대(기원전 1550~1069년)의 미라화 방법은 심장을 제외한 모든 장기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동시대 지체 높은 계층의 미라와는 달리 여성의 미라는 몸 안의 장기가 제거되지 않았고, 방부 처리를 위한 절개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도 특징이었다. 그럼에도 미라로 보존될 수 있는 비법으로 값비싼 방부처리제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라는 금과 은으로 된 풍뎅이 모양의 반지 '스카라베'를 낀 채 매장됐으며, 방부 처리 재료로 값비싼 향나무와 헤나 염료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돼 이 여성 역시 상류층이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다만 이 연구에서 여성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또한 미라의 얼굴 표정이 반드시 사람이 죽을 당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입을 벌린 채로 발견된 고대 이집트 미라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방부 처리사는 일반적으로 턱뼈와 두개골을 감싸서 사망자의 입을 닫아둔다는 점에서 값비싼 장례 절차를 치른 여성의 시신에 방부처리사가 입을 닫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고 살림 교수는 의심했다.

그러면서 "매장 절차나 사후 변형이 비명을 지르는 듯한 모습을 한 미라 현상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하며 "이 여성의 사망 원인 또는 실제 역사,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얼굴 모습의 원인을 확실하게 밝힐 수 없다"고 CNN을 통해 밝혔다.

한편 이 여성의 미라는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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