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3관왕→올림픽 3관왕' 바늘구멍 통과한 임시현, 신체조건+기술+멘탈 모든 것을 갖춘 '신궁'[올림픽]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슈퍼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혼성전, 개인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며 3관왕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37년 만의 일이었다. 고교 졸업 후 첫 국가대표 선발과 동시에 나선 첫 아시안게임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한단계 높은 수준의 올림픽으로 무대를 옮겼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에 오르며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선 임시현은 정확히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임시현은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남수현(순천시청)에 7대3(29-29 29-26 30-27 30-29 28-26)으로 승리했다. 앞서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모두 목에 건 임시현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올림픽에서도 3관왕에 등극했다. 지난 도쿄 대회의 안 산에 이어 한국 양궁사 두번째 올림픽 3관왕이었다.
임시현은 시상식에서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동그라미를 만든 뒤 눈에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했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3관왕 후 바로 올림픽 3관왕을 하는게 쉬운 확률인거 같냐고 누가 이야기 하더라. 그래서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의미에서 그런 포즈를 했다"고 설명했다. 임시현은 메이저 국제종합대회에서 연이어 3관왕을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만들어냈다.
'에이스'의 무게감을 딛고 만들어낸 쾌거였다. 단체전에서는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남수현 전훈영(인천시청)을 이끌고 10연패를 이뤄냈고, 혼성단체전에서는 단체전 외에 올림픽 메달이 없었던 김우진(청주시청)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개인전에서는 공교롭게도 4강에서 전훈영, 결승에서 남수현을 차례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타공인 세계 최강인 한국 선수들을 모조리 꺾고 거머쥔, 말그대로 퍼펙트 3관왕이었다.
임시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양궁과 인연을 맺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버지 덕에 자연스레 체육에 관심을 뒀다. 축구 선수를 해볼 생각도 있었지만, 학교에는 양궁부가 있었다. 활은 운명이 됐다. 진지하게 양궁 선수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임시현은 강원 원주시 북원여중으로 유학을 갔다. 고등학교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양궁 명문 서울체고에 입학한 임시현은 전국대회 상위권을 유지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우리가 아는 스토리다.
임시현은 타고난 신궁이다. 신체조건부터 완벽하다. 1m74-67㎏으로 큰 키에 팔다리도 길다. 힘까지 좋다. 활의 장력도 42파운드로, 보통 여자선수들의 평균인 38~40파운드를 넘는다. 활이 무거울수록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만큼,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기술적으로도 템포와 타이밍이 좋은데다, 슈팅 능력도 부드럽다. 여기에 화살을 콘트롤하는데 능하다. 때문에 좀처럼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임시현의 가장 큰 강점은 '멘탈'이다. 양창훈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은 "시현이가 엉뚱한 것도 있는데 예민한게 없다. 뭐를 잃어버려도 괜찮아요 하고 넘어간다"라며 "낙천적인데, 덤벙대지 않고, 꼼꼼하다. 3관왕 할 자격이 있다"고 했다. 임시현은 지도자의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한다.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훈련 태도는 성장 속도에 날개를 달게 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어지간해서는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이다. 많은 관심이 쏠려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다. 임시현은 이번 대회 내내 승부처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흔들리다가도 반드시 10점이 필요한 순간에는 10점을 쏘며 세트를 가져왔다. 임시현은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끝나버리면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더 악착같이 쏜 결과가 아닐까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양 감독은 "임시현은 앞으로 10년은 넘게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임시현도 잠깐 반짝하고 사라질 생각은 없다. 그는 정상에서 롱런할 수 있는 선수를 목표로 삼았다. 임시현은 "오래 걸릴 수도 있는데 우진 오빠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우진 오빠의 장점이 꾸준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 위치에서 그 정도로 꾸준할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싶다. 앞으로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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