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필리버스터 31시간여만에 종결···5일 본회의 처리할듯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 주도로 진행된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31시간여만에 종료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0시가 다가오자 “국회법 106조의2 제8항에 따라 무제한 토론 실시 도중에 해당회기가 끝나는 경우에는 무제한 토론의 종결 선포로 간주한다”며 “제416회 국회 임시회의 회기가 집회일로부터 30일째인 8월3일 오늘 종료한다. 곧 자정이 도래해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없다”고 말하며 산회를 선포했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가 실시되면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서명으로 종결요구서 제출하고 그로부터 24시간 후에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로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그동안은 대부분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 종결요구서를 제출해 24시간 만에 필리버스터가 종결됐지만, 이번 필리버스터의 경우 민주당이 전당대회 일정과 얼마 남지 않은 임시국회 회기 등을 고려해 종결요구서를 내지 않았다.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며 필리버스터는 지난 2일 4시32분쯤 노란봉투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 직후 시작된지 31시간26분 만에 자동 종결됐다.
이번 필리버스터에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6시간33분)이 첫 주자로 나선 데 이어 김태선 민주당 의원(1시간36분),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4시간59분), 정혜경 진보당 의원(5시간44분),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3시간57분),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2시간2분),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10시간34분)이 차례로 단상에 올랐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우리 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항생제를 쓰면 나을 텐데 항암치료를 함으로써 좋은 세포까지 죽일 수 있다. 노란봉투법도 마찬가지”라며 “민주당의 음흉한 ‘꼼수 입법’”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찬성 토론에서 “(노란봉투법은) 모든 노동자가 평등하게 권리를 주장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핑계로 오히려 노동자들의 권리를 더 제한하고 기업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8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민주당은 5일에 열릴 임시회 첫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와 여당이 노란봉투법에 계속 반대 입장을 밝혀온 만큼 윤석열 대통령은 이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 재표결 끝에 부결됐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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