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몰디브, 사라지지는 않는다?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 2024. 8. 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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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월요일 오후 2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기후로운 경제생활]
파리 올림픽 목표 탄소 배출량 다른 올림픽의 절반인 175톤
경기장 33개 재사용, 페트병 반입 금지 및 식재료 로컬 푸드 이용
대한민국 시간당 100mm 이상 호우 한 달 동안 8번 내려…중국 때문?
미국아닌 중국에서 토네이도 두 번 발생,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어
몰디브, 한 쪽 지역은 물에 가라앉고 한 쪽 지역은 새로운 땅 생겨
◆ 홍종호> 먼저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최서윤> 네 안녕하세요.

◆ 홍종호> 매주 함께하게 됐는데 오늘 첫날이네요. 소감 어떠세요?

◇ 최서윤> '기후로운 경제생활'이라는 타이틀 주제에 대한 기대가 큰데요. 앞으로 프로그램 하면서 경제와 환경이 어떻게 양립 가능한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홍종호> 예 고맙습니다. 그럼 첫 번째 소식부터 볼까요?

◇ 최서윤> 네 오늘 세 가지 준비했습니다.

1. 파리 올림픽은 기후 올림픽

◇ 최서윤> 한국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이죠. 27일 파리 올림픽 개막했는데요. 혹시 경기 보셨나요?

◆ 홍종호> 예 제가 워낙 스포츠 마니아라 저희 가족 함께 메달 따는 장면 다 봤고요. 특히 양궁 또 사격 수영 이런 데서 메달 따서 펜싱도 있었죠. 아주 감격스러웠습니다.

◇ 최서윤> 많은 분들이 올림픽 지금 관심 있게 보고 계실 텐데 이번 파리 올림픽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리는 올림픽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처음으로 또 관중이 있는 올림픽이기도 합니다.

◆ 홍종호> 그리고 이번 파리 올림픽이 친환경 올림픽이라고요?

◇ 최서윤> 예 맞습니다. 사실 올림픽이라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탄소를 배출하는 그런 일이기도 하잖아요.

◆ 홍종호> 그렇죠. 비행기 타고 다 모여야 되죠. 또 그 안에서 이동도 해야죠. 경기장 건설도 많이 필요하죠. 다 탄소 배출과 관련되죠.

◇ 최서윤> 그래서 아무래도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도 좀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신경을 좀 쓸 수밖에 없는데요. IOC에서 올림픽 어젠다라고 해서 만든 일종의 선언이 있습니다. 그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바로 지속 가능성인데요. 이번에 파리 올림픽이 이 어젠다를 따르는 첫 번째 하계 올림픽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이랑 2016년 리우 올림픽 평균 탄소 배출량이 350만 톤이었는데요. 이번에 파리 올림픽은 그 절반인 175만 톤만 쓰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 홍종호> 반으로 줄이겠다 이거죠.

◇ 최서윤> 예 그렇죠. 또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 홍종호> 근데 듣기로는 개막 전부터 관련해서 논란이 좀 있었어요. 선수촌에 에어컨 설치 안 하겠다. 이거 상당히 충격적이죠. 한여름인데.

◇ 최서윤> 네 근데 에어컨이 원래 그 자체로 좀 전기 먹는 하마잖아요. 이 스탠드형 에어컨 하나 돌리는데 선풍기 30대 트는 것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당초 선수촌에 원래는 에어컨을 설치를 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에 지열 냉각 시스템 같은 걸 좀 돌려서 숙소 온도를 26도 이하로 유지하겠다 뭐 이렇게 밝혔는데요.

많은 나라 선수단 측에서 당연히 반발이 나왔습니다. 유럽이 요즘 여름철 폭염이 정말 심각하잖아요. 프랑스 작년에 열사병 사망자가 한 5천 명 정도였거든요. 당연히 이제 더위는 선수들 컨디션에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겠죠.

◆ 홍종호> 우리나라 선수단은 그래서 어떤 대응이 있나요?

◇ 최서윤> 대한체육회도 좀 열 조절 물질이 들어있는 쿨링 재킷, 쿨링 시트 이런 걸 좀 제작해서 배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운동 전후나 휴식할 때라도 선수들을 이용하면서 열을 좀 식히라는 용도인데요. 근데 사실 국가별로 이런 거를 준비할 수 없는 나라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공정성 논란이 좀 일었고요. 사태가 이렇게까지 번지니까 결국 주최 측이 한발 물러났습니다. 개막 직전에 선수촌에 소형 에어컨 2500대를 설치를 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근데 사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이걸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수영이나 탁구 대표 선수단 같은 경우에는 선수촌을 나와서 지금 에어비앤비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요. 탁구협회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한 100만 원씩 써가면서 버스도 따로 빌려서 타는 그런 상태고요. 아마 에어컨 문제가 지금 너무 덥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계속 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듣고 보니까 선수의 이제 경기력도 그 나라의 경제력과도 비례할 수 있고 특히  기후가 이렇게 바뀌다 보니까 그에 상응해서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 간의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생각이 좀 드네요. 잘 절충점을 좀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파리 올림픽도 어떤 부분이 친환경인가요?

◇ 최서윤> 네 일단 새로 짓는 경기장 숫자를 대폭 줄였습니다.

◆ 홍종호> 그건 좋은 아이디어네요.

◇ 최서윤> 이번 올림픽을 위해서 새로 신설한 경기장이 딱 2곳밖에 없고요. 나머지 33곳은 기존 시설을 조금 개조해서 재활용하는 그런 시설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경기장 한 곳 한 곳이 다 의미가 있어요.

◇ 최서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수영장을 재사용하는 게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100년 전 그러니까 1924년 파리 하계올림픽 수영 경기장이었던 조르즈 발레리가 이번에 패럴림픽 훈련 수영장으로 다시 선수들을 만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베르사유 궁전에서 근대 5종 승마 경기가 열린다고 하고요. 또 콩코르드 광장에서는 브레이크 댄스 3대 3 농구 스케이트보드 이런 경기 준비돼 있고 그랑팔레에서 태권도 펜싱 대회가 열리는 등 유명한 명소에서 경기를 보는 그런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재사용 재이용 상당히 의미가 있는 건데 그러면 비용도 좀 적게 들어가나요?

◇ 최서윤> 경기장을 덜 짓다 보니까 이게 개최 비용도 확 줄 수밖에 없겠죠. 우리 돈으로 한 12조 원 조금 넘는다고 하는데요. 이게 직전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쓴 돈의 4분의 1 정도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이거 외에도 마지막으로 또 재미있는 점이 있는데요.

◆ 홍종호> 또 뭐가 있나요?

◇ 최서윤> 파리 올림픽에는 두 가지가 없습니다. 하나는 페트병이 없고요. 하나는 아보카도가 없습니다.

먼저 페트병은 대회 기간 이제 경기장에 플라스틱 페트병 반입 금지되고요. 관중들도 다 재사용이 가능한 컵이나 텀블러를 소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보카도 같은 경우에는요. 일단 이게 재배할 때 물이 엄청 많이 들어가는 과일이라고 해요. 그래서 토마토의 한 64배 정도의 물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보카도가 주로 멕시코랑 미국에서 나는 과일이다 보니, 수입을 하려면 장거리 운송을 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탄소 배출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파리가 이번에 대회에 제공되는 음식 80% 이상을 국내산 식재료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 홍종호> 이른바 로컬 푸드로 가겠다.

◇ 최서윤>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입 식재료 안 쓰면서 탄소 발자국 줄이겠다는 겁니다.

◆ 홍종호> 결국 이런 경기도 좀 들어보면 이게 또 여름에 열리고 또 겨울에 동계올림픽도 열리잖아요. 결국은 기후와 관련해서 어떻게 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친환경적이냐 이런 거에 대한 고민이 앞으로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선수들 앞으로 보름 동안 건강하게 안전하게 또 좋은 성과 올리면 좋겠네요. 다음 소식은요?

◇ 최서윤> 옆나라 중국 소식 가져왔습니다.

2. 토네이도까지 강타…중국 '기후 몸살'

중국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기후 재난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홍수랑 가뭄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해요.

◆ 홍종호> 중국 우리나라 남한 땅에 95배 엄청난 큰 나라니까 한 나라 안에서 홍수도 나고 가뭄도 나고 막 이러나 보죠?

◇ 최서윤> 네 일단 북부 지역은 지금 가뭄이 심각한데 중남부는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이 폭우와 산사태로 올해 상반기에만 140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해요. 그리고 또 이달 초에 양쯔강 홍수만 해도 안후이성 한 지역에서 100만 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을 했습니다. 근데 이 이유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많이 지적이 되고 있어요.

◆ 홍종호> 지금 말씀하신 건 이번에 한반도 겨우 피해 간 태풍 개미 이거 상륙하기 전 얘기죠. 이것으로 인한 피해도 지금 대만도 피해를 입었고 또 중국으로 상륙한 것 같더라고요.

◇ 최서윤> 네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근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도 물론 태풍을 피하기는 했지만 요즘에 보면 하늘이 좀 뚫린 것처럼 비가 거의 물벼락처럼 떨어지고 있잖아요. 이런 우리나라 집중호우도 중국과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 홍종호> 그래요 어떤 관계죠?

◇ 최서윤> 장마전선은 원래 이제 여름마다 발생을 하는 거지만 이게 중국에서 넘어온 저기압을 동반하고 있다고 해요. 중국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서해 바다를 지나서 한반도로 와서 머금고 있던 수증기를 한 번에 확 토해내고 있는 건데요. 근데 이 수증기 우리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바다를 지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 같잖아요. 근데 그게 아니라 내륙에서부터 이미 수증기를 갖고 이동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력하다고 해요.

◆ 홍종호> 그럼 국에서 생긴 수증기가 결국 남한으로 넘어와서 비를 내리고 있다 이런 건가요?

◇ 최서윤> 네 내륙에서부터 이미 수증기를 품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이게 저기압이라는 게 원래 지표면이 더우면 공기가 좀 위로 상승을 하면서 기압이 좀 낮은 상태가 유지되는 그런 걸 말하잖아요.

◆ 홍종호> 태풍도 열대성 저기압에서 시작되는 거고.

◇ 최서윤> 그렇죠. 근데 내륙이 뜨거울수록 이게 저기압이 발달하기가 좋다고 합니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학과 교수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도 오르고 중국과 몽골 내륙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증기 공급원이 많아진 것 때문에 저기압 발생도 늘었다 이런 분석이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14명이 사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요. 이때도 저기압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면 요즘에 집중호우가 정말 많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가 지금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만 8번이 내렸다고 해요.

◆ 홍종호> 사실 이게 100mm 하면은 우리가 뉴스에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지만 50mm만 넘어도 1시간당 이게 사람이 걷기도 힘들고 차량도 물에 침수될 수 있는 이런 수준 아니겠어요?

◇ 최서윤> 맞습니다. 이달 10일에 전북 군산 어청도에서 내린 비가요. 무려 시간당 146mm였다고 하는데요.

◆ 홍종호> 상상이 안 되네요.

◇ 최서윤> 이게 200년에 한 번 오는 수준의 비였다고 합니다. 다시 중국 얘기로 좀 돌아가 보면요. 진짜 무서운 건 토네이도입니다.

◆ 홍종호> 토네이도요? 중국에? 이거 미국 아니에요 토네이도는?

◇ 최서윤> 바로 중국입니다. 또 두 번이나 발생했는데요. 올해 4월 남부 대도시 광저우에서 한번 발생을 했고요. 참고로 이 광저우가 위치한 광둥성은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입니다. 토네이도 때문에 마을 4곳이 초토화가 됐다고 하고요. 5명이 숨지고 공장 건물도 한 140채 정도가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딱 석 달 만에 동부 지역의 산둥성에서도 토네이도가 발생했는데요. 이 산둥성 토네이도 역시 강력해서 5명이 숨지고 주택이 거의 3천 채가 휩쓸리는 그런 위력을 보였다고 합니다.

◆ 홍종호> 이게 막 회오리 바람처럼 올라가는 토네이도가 그런 건데 이 동아시아에서도 토네이도가 있다. 저도 사실은 미국에서 유학했습니다만 이런 얘기는 처음 들었거든요.

◇ 최서윤> 맞습니다. 이게 기상학자들도 중국에서 토네이도가 그것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점에 좀 놀라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기상학회의 예상욱 기후변화 특별위원장이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해서 이렇게 말을 했는데요.

중국 토네이도가 굉장히 이례적이고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는 기상학적인 요건들이 원래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형성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아직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기후 온난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평가를 했는데요.

그런데 이 토네이도요.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합니다. 작년에 정재학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센터장이 이렇게 경고를 했는데요. '중국이랑 일본에서 토네이도가 나타나고 있는데 기후 변화로 기온이 조금만 더 상승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 홍종호> 제가 한 미국에서 한 6~7년 유학생활을 하면서 제가 있던 지역은 이제 북쪽이어서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남쪽은 가끔 뉴스에 나와서 보면 무섭거든요. 참혹해요.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집도 없어져요. 그런데 만약에 이런 게 동아시아 특히 한국에서도 생긴다? 생각하기 힘든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 소식은 뭐죠?

◇ 최서윤> 마지막 소식은 이 기후변화의 피해를 가장 크게 보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몰디브 소식 가져왔습니다.

3. 사라지지 않는 섬 몰디브

◆ 홍종호> 신혼여행 많이 가는 곳 아닌가요? 제 제자도 얼마 전에 다녀왔다고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곳은 주로 해수면 상승으로 곧 잠기는 섬이다 이런 얘기 많이 들었어요.

◇ 최서윤> 예 맞습니다. 몰디브가 인도 스리랑카 이쪽에서 인도양 남서쪽에 위치한 그런 섬나라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워낙 유명한 휴양지죠. 나라 전체가 작은 섬들로 이루어졌어요. 산호섬 1192개, 그리고 고리 모양의 환초 26개로 이루어진 그런 섬나라입니다.

◇ 최서윤> 전체 인구가 한 52만 명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제주도 인구가 한 67만 정도 되니까 제주도보다 조금 인구가 적다고 보시면 되고요. 근데 이제 2000년대 들어서 이제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국가입니다. 왜냐하면 이 몰티브 국토 면적의 80%가 해발 고도가 1m가 안 된다고 합니다.

◆ 홍종호> 거의 바다에 그냥 붙어 있다고 보면 되네요.

◇ 최서윤> 네. 환경 전문가들이 이제 조사를 해봤더니 지구 온난화가 이제 계속되면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잖아요. 그래서 2100년까지 전 세계 해수면이 1m 정도 상승할 걸로 예측을 한 겁니다. 몰디브 같은 경우에는 국토 면적의 80%가 1m 미만이기 때문에 위험하겠죠.

그래서 2007년에 유엔 환경계획에서 앞으로 30년만 지나도 몰디브 국토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기고 2100년쯤 되면 완전히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 이런 경고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몰디브에 대해서 이제 아름다운 휴양지인데 가장 먼저 붙는 수식어가 기후변화로 세계 지도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 이렇게 불리게 됐죠.

◆ 홍종호> 그런데 또 듣기로는 이게 사라져야 되는데 별로 사라지고 있지 않다 뭐 이런 얘기도 있어서 댓글을 보면 이거 뭐 몰디브 사라진다는 거 너무 과장된 거 뻥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 최서윤> 미국 뉴욕타임스가 최근 이 몰디브에 주목해서 흥미로운 기사를 내놨습니다. 이 기사 제목도 그래요. 지난달 26일자인데 '사라지지 않는 사라지는 섬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 홍종호> 사라지지 않아야 되는데 사라지고 이게 어떤 의미죠? 무슨 의미인가요? 의미심장하네요.

◇ 최서윤> 네 얼마 전에 이제 연구원들이 인도양 전체를 항공사진으로 관찰하다가 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몰디브가 섬나라라고 했잖아요. 근데 몰디브를 이루고 있는 그 수천 개 섬 중에서 어떤 섬은 면적이 늘어난 섬이 있었던 겁니다.

◆ 홍종호> 늘어난다고요.

◇ 최서윤> 예. 좀 커진 거예요.

◆ 홍종호> 사라져야 이게 정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예측이 다 되어 있는 거였는데.

◇ 최서윤> 네 어떻게 된 거냐면요. 이게 선마다 한쪽 가장자리 부분이 물론 예상했던 것처럼 침식이 돼요. 그래서 물속에 잠기는데 그 반대쪽에서 오히려 흙이랑 모래가 이제 퇴적 작용이 일어나면서 땅이 점점 커지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몰디브를 좀 제대로 관찰해 보자 이렇게 해서 기후 전문 기자 레이몬드 정, 그다음에 사진작가 제이슨 글레이라는 이 2명이 2주 동안 몰디브에서 전문가들이랑 같이 지내면서 좀 심층 취재를 했다고 해요. 몰디브 소멸 위기가 한창이던 1990년대 중반부터 이제 최근까지 촬영한 항공사진이랑 위성사진을 좀 비교를 했대요.

그랬더니 해수면은 10년마다 1인치 2.54cm씩 상승을 한 건 맞았대요. 그런데 파도가 섬 해안에다가 계속 퇴적물을 쌓아 올려서 땅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 홍종호> 섬 한쪽 지역은 좀 물에 잠기고 있는데 다른 쪽 지역은 또 새로운 땅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 몰디브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거죠?

◇ 최서윤> 몰디브 국토를 이루는 여러 개의 섬 중에서 이제 고리 모양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후바두 환초라는 부분을 좀 예로 들어볼게요. 여기가 한 241개의 산호섬이 이렇게 뭉쳐 있는 그런 지역이에요. 근데 이 섬들의 변화 과정을 사진으로 확인을 해 봤더니요. 섬의 한 40% 정도는 땅이 침식이 됐어요. 사라진 거예요. 그런데 한 40% 정도는 이 모양은 좀 달라지는데 면적은 유지가 됐다고 해요.

◇ 최서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 중에 마지막 나머지 20% 정도는 실제로 땅이 커진 게 관찰된 겁니다. 아까 말한 파도에 자연스러운 퇴적 작용도 있었고요. 몰디브 당국이 일종의 간척 사업을 통해서 땅을 메워 나간 것도 작용을 했습니다.

◆ 홍종호> 그럼 아마 과학자들은 그런 생각할 것 같아요. 그럼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느냐 어디는 줄어들고 어디는 늘어나고 또 어떤 지역은 그럼 줄어들고 어디는 늘어날 것이냐 이런 거 궁금해 할 것 같네요.

◇ 최서윤> 네 바로 그걸 알아내는 게 지금 과학자들의 그런 연구 목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섬이 다 지금 몰디브처럼 땅이 커지고 이러는 게 아니에요. 남태평양의 또 다른 섬나라 키리바시섬 그쪽을 보면 지금 국민 전체가 이주를 해야 되는 그런 비상 상황에 내몰렸다고 합니다.

◆ 홍종호> 맞아요. 정말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몰디브의 전체 면적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또 아마 많이 몰려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은 또 침식이 된다면 아마 이분들은 다른 데로 이주를 해야 되는 상황도 상상이 되고요. 결국 그런 영향은 없나요?

◇ 최서윤> 이제 생활양식이 바뀔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 몰디브 수도 말레의 얘기를 좀 드려볼게요. 그래서 몰디브 전체 인구의 한 40% 정도가 이제 말레에 모여서 살고 있는데요. 말레가 우리나라랑 면적 치면 우리나라 여의도랑 면적이 비슷하다고 해요. 근데 여기가 해발 고도가 좀 낮아요. 전체 해발 고도가 1.2m 그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해요. 그럼 해수면 상승으로 좀 위험해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몰디브 당국이 그 근처에다가 새로운 섬인 훌루말레라는 섬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홍종호> 섬을 새로 간척, 이주하기 위해서.

◇ 최서윤> 그렇죠. 간척 사업을 대대적으로 해서 지금 훌루말레가 많이 만들어져서요. 면적도 이제 말레보다 더 넓고요. 가장 중요한 건 이제 해발 고도가 1.8m 정도로 말레보다 훨씬 높다고 해요. 그리고 또 근처에다가 라스말레라는 이 말레를 대체할 또 다른 섬도 최근에 착공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과학자들은 아무래도 인구가 좀 적은 섬은 해안이랑 공존하면서 우리가 기후 변화에 적응하면서 사는 삶을 배워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사실 우리 현대인이 우리 삶을 과거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잖아요.

◆ 홍종호> 불가피한 선택을 해야겠네요.

◇ 최서윤> 그렇죠. 자연과 공존하기보다는 그렇게 방파제를 쌓고 토지 매립을 하면서 좀 비용이 더 들어가고 친환경과는 조금 멀어지는 그런 선택을 하거나 혹은 섬을 아예 떠나버리는 그런 선택을 하기가 쉬운 거죠.

◆ 홍종호> 오늘 최 기자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사실은 이런 기후 피해에 대한 대응 이런 걸 우리가 적응 또는 적응 정책 이런 말을 쓰는데요. 적응이라는 말도 너무 몰디브 섬에는 좀 배부른 소리 같고 정말 생존을 위한 몸부림 이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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