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따르는 큰형' 손흥민, '뮌헨 동료도 불편하게 만든' 김민재[스한 이슈人]

김성수 기자 2024. 8.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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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독일 축구와 바이에른 뮌헨 구단의 살아있는 전설인 토마스 뮐러도, 마누엘 노이어도 뮌헨 구단이 공식적으로 승인한 인터뷰에 성실히 참여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불참에 대해 어떠한 이유도 남기지 않은 채 믹스트존을 떠난 그는 동료, 팀, 취재진, 행사 주최측, 그의 소감을 기다리는 팬들을 모두 기만했다.

반면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동료들이 따르는 큰형과 자신의 고향에서 동료를 불편하게 만든 존재의 차이였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뮌헨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뮌헨은 전반 3분 세르주 그나브리의 슈팅을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막아냈지만 바브리엘 비도비치가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골키퍼 다리 사이에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신고했다.

이어 후반 11분 레온 고레츠카가 골키퍼 맞고 나온 슈팅을 재차 오른발로 성공시키며 2-0을 만들었다. 토트넘 페드로 포로가 후반 21분 오른발 중거리 원더골을 터뜨렸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 후 선수들과 취재진이 서서 진행하는 믹스드존 인터뷰가 펼쳐졌다. 쿠팡플레이 측 규칙에 따라 3명의 공식 인터뷰와 이외의 자율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었고, 취재진이 요청한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의 공식 인터뷰에 대한 뮌헨 구단의 승인이 떨어졌다.

뮐러가 친절하게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 라커룸에서 나온 김민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주아 키미히의 공식 인터뷰가 갑작스레 진행됐고, 김민재는 그 사이에 뮌헨 구단 버스로 아무런 말도 없이 들어갔다. 당황한 쿠팡플레이 담당자가 김민재를 데려오기 위해 따라갔으나, 김민재가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어떻게 된 일일까. 쿠팡플레이 관계자에 따르면 뮌헨 구단에서 키미히의 공식 인터뷰를 추가로 요청해 키미히가 마이크 앞에 섰다. 그렇다면 뮌헨 선수 공식 인터뷰는 김민재까지 4명이었던 것. 그런데 김민재는 아무런 해명도 남기지 않고 본인의 소속팀이 '공식적으로 승인'한 인터뷰에 불참했다.

물론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피곤해 인터뷰를 거절할 수도 있다. 주최 측과 취재진도 사람이기에 타당한 설명을 듣는다면 인터뷰 불참을 납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컨디션이 안 좋다는 사람을 붙잡는다면 그게 오히려 매너가 아니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면 불참의 이유를 알 수 없다. 본인이 직접 불참 이유를 말하지 않더라도 구단이나 쿠팡플레이 측에 이유라도 설명하는 것이 대단히 힘든 일이 아닐 텐데, 김민재는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이후 뮌헨 구단 측에서 쿠팡플레이를 통해 김민재가 팀 스케줄로 인해 빠르게 이동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었다.

뮌헨의 공식 인터뷰는 결과적으로 뮐러-키미히-노이어 순으로 진행됐는데, 김민재는 노이어가 나오기 전이자 키미히 인터뷰 진행 중일 때 이미 믹스트존에 나와 있었고, 잠시 서 있다 아무 말 없이 구단 버스로 향했다. 시기적으로 노이어보다도 먼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것. 만약 그 때 김민재의 인터뷰 불참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었다면 믹스트존 주변 곳곳에 있던 뮌헨 관계자 중 하나라도 이 변동 사실을 곧장 알려 오해를 풀었어야 했다. 그렇지 않았기에 김민재의 행동 이후 뮌헨 구단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는 의심을 지우기 쉽지 않다.

김민재가 말없이 이탈한 후에도 웃으며 인터뷰에 임하는 마누엘 노이어 뮌헨 골키퍼.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김민재의 행동은 동료의 나라까지 와서 마지막 인터뷰까지 성실히 임한 팀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는 토트넘의 주장이자 큰 형으로서 팀의 두 번째 방한을 이끈 손흥민의 행보와 대비된다.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손흥민은 "양 팀 다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프리시즌에는 나의 좋지 않은 부분을 고칠 수 있다.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한국 투어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열며 팬들에게 우선 감사함을 전했다.

이번 토트넘의 방한은 '큰형' 손흥민이 사는 큰집에 방문한 듯한 느낌이었다. 2년 전만 해도 위고 요리스가 주장이었고, '성골'이자 구단 최다득점자인 해리 케인이 건재했지만 이제 모두 토트넘에 없다.

여기에 토트넘이 올해 18세인 루카스 베리발, 아치 그레이 등 새롭고 어린 유망주들을 데리고 '주장' 손흥민의 나라를 찾았기에 더욱 손흥민이 큰형으로 비춰졌다. 22세의 토트넘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은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이 주장이라 든든하고 한상 신뢰한다"며 굳건한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경기 종료 후 토트넘 선수들이 앞장서 운동장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손흥민이 그 뒤에서 최종 보스가 행차하듯 홀로 관중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캡틴 SON'의 선배미를 더욱 부각시켰다. 물론 손흥민은 경기 후 모든 선수들과 인사하고 챙기는 참주장의 모습도 보여줬다. 한국 팬들 입장에서 '손흥민과 아이들'이라는 말을 떠올리기 더욱 좋은 토트넘의 이번 방한이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손흥민과 김민재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 방한 경기였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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