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 사기극' 테라노스 꿈 실현에 나선 기업들[글로벌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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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극'으로 불렸던 손끝에서 채혈한 소량의 혈액으로 하는 의료 검사가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테라노스의 혈액 검사 장치인 에디슨은 부정확하고, 실제 많은 검사는 기존 의료기기를 사용해 수행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홈스는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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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방울 혈액으로 정기적 의료 검사 기술
정맥서 대량 혈액 채취 대신 손 끝서 채혈
"소량 혈액으로 검사…바늘 공포증 환자에 도움"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에서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극’으로 불렸던 손끝에서 채혈한 소량의 혈액으로 하는 의료 검사가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릴 정도로 촉망받던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창업자는 징역형을 받게 된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했지만, 그의 꿈은 다른 기업들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혈액 검사는 당뇨병부터 비타민 결핍 여부까지 모든 병을 진단하는 데 필요한 기본 의료 검사다. 당시 테라노스의 아이디어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단 몇 방울의 혈액으로 수백 가지의 질병과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혈액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주삿바늘 공포증이 있는 환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술로 기존 6~12㎖ 이상을 채혈해야 하는 표준 혈액 검사보다 빠르고 저렴하며 덜 고통스러울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테라노스의 혈액 검사 장치인 에디슨은 부정확하고, 실제 많은 검사는 기존 의료기기를 사용해 수행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홈스는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테라노스는 실패했지만, 이 아이디어에 대한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WSJ은 강조했다. 이에 의료 기술 기업들의 끊임없는 연구에 지난 5월부터 주삿바늘 공포증 환자들은 텍사스 오스틴 약국에 방문해 팔의 정맥에서 대량의 혈액을 채취하는 대신 손끝에서 짜낸 혈액 몇 방울로 정기적인 의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의료 장비 공급사인 벡턴 디킨슨(Becton Dickinson)과 뱁슨 다이노스틱(Babson Diagnostics)가 테라노스가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 각각 손끝 채혈 장치와 샘플 처리 기계를 가장 먼저 시장에 출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어 드로우브릿지 헬스(Drawbridge Health)는 지난 4월에 팔뚝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가정에서 자가 투여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한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트루비안 헬스(Truvian Health)는 중앙 연구소가 아닌 채혈 현장에서 소량의 혈액 샘플을 처리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 중이며, 내년께 출시할 목표다.
에릭 올슨 뱁슨 창업자 겸 회장은 “테라노스는 업계의 신뢰성에 오점을 남겼다는 점에서 항상 양날의 검이었다”며 “동시에 그것은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앓고 있는 제1형 당뇨병을 관찰하기 위해 3개월마다 표준 채혈을 받아왔던 제랄딘 터넬(47)은 “정맥을 찾는데 최대 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여러 번 주삿바늘을 찔러야 하는 경우가 많아 멍이 들기도 해 힘든 과정”이라며 “최근 근처 약국에서 혈액 검사를 받는데 단 30분 정도 걸렸고 어려운 정맥 찾는데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고 전했다.
표준 정맥 혈액 채취에 사용되는 바늘과 튜브를 만드는 회사인 벡턴은 휴대용 장치를 통해 손끝을 채혈해 혈액 6~18방울을 짜내 약 1㎖ 미만을 채취한다. 혈액이 담긴 튜브를 현장에서 뱁슨의 샘플 처리기계에 넣고 혈액에서 혈청과 혈장을 분리하는 역원심분리 과정을 거친다. 이후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뱁슨의 중앙검사실로 해당 샘플을 보내 지멘스 분석기를 사용해 분석한다.
뱁슨과 벡터 측은 임상 연구에서 손끝 혈액 샘플의 실험실 결과가 표준 정맥 검사와 임상적으로 동등하다는 결과를 확인했다며, 조만간 의학 저널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페렐만 의과대학의 임상병리학 및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인 샬린 비얼 박사는 “의사들이 새로운 검사법에 대한 신뢰를 얻으려면 벡튼과 뱁슨이 다양한 환자 집단에서 정확성을 입증하는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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