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3관왕 했다고 파리가 쉽겠어? 임시현 세리머니…바늘 구멍 보란 듯이 통과한 '최초' AG+올림픽 3관왕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연거푸 3관왕을 차지했다. 신궁들이 가득했던 한국 양궁 역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임시현(한국체대)이 1년새 메이저 대회 3관왕을 연달아 해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까지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던 임시현은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도 똑같이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3일 파리 하늘에 또 태극기를 펄럭였다. 양궁 여자 개인전 일정을 소화한 임시현은 결승에서 만난 대표팀 막내 남수현(순천시청)을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4강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전훈영(인천시청)을 잡았기에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들만 꺾고 달성한 우승으로 평할 수 있다.
임시현이 에이스 면모를 제대로 발휘했다. 결승에서 신궁의 모습을 보여줬다. 총 15발을 쏜 가운데 딱 한 차례만 8점 밑으로 쐈다. 상대였던 남수현이 이례적으로 7점과 8점을 번갈아 쏘면서 무대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과 판이하게 다른 포인트였다.
임시현은 결승에서만 10점 과녁을 11차례나 적중했다. 첫 발부터 정중앙에 꽂으면서 시작부터 영점이 잡히자 신들린 활쏘기를 선보였다. 개인의 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개인전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하면서 가장 완벽한 3관왕을 이뤄냈다.
임시현은 이번 올림픽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능력도 과시했다. 지난달 25일 양궁 일정의 첫 날이던 랭킹라운드에서부터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총 72발을 쏘는예선에서 10점 과녁에 48발을 맞췄다. 이중 10점 정중앙을 뜻하는 엑스텐을 21차례 꽂았다. 엑스텐 비중이 가장 높아 확실한 영점 조준력을 과시했다.
5년 동안 깨지지 않던 세계 신기록을 무너뜨렸다. 72발 중 딱 2발만 8점을 쏘고 나머지 9~10점에만 맞춘 임시현은 694점으로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9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강채영(현대모비스)이 만들었던 692점. 여기에 직전 도쿄 대회 3관왕에 빛나는 안산(광주은행)의 올림픽 기록까지 넘어서는 대업이었다.
예선 성적을 통해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할 문을 열었다. 하나의 금메달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3종목을 도전하는데 자신감이 넘쳤다. 임시현은 오히려 "3관왕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라고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준비성이 확신으로 변했다. 임시현은 "긴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그래서 경기를 즐겨보자는 마음이었다"며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 앞으로 남은 경기 더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에이스 중책을 맡았던 여자 단체전이 3관왕의 시작이었다. 임시현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대표팀에서도 가장 마지막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과 일관된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에이스의 역할을 해냈다.
사실 결승에서는 조금 흔들렸다. 기대했던 텐의 행진이 벌어지지 않았다. 특히 4-0으로 끝내기를 앞두고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해 어려움을 안기기도 했다. 그래도 임시현은 슛오프 가장 마지막 발을 10점에 꽂았다. 당초 선에 물리지 않았다고 보고 9점을 평했지만 재확인 끝에 10점으로 바뀌었다.
임시현의 두 번째 금메달은 남자 예선을 1위로 통과한 김우진과의 혼성전이었다. 남녀 최고를 자랑하는 둘의 결합이었으니 금메달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개의 금메달을 확보하면 긴장감은 사그라들고, 안일함이 드리워질 만도 한데 현실은 달랐다. 임시현은 한국 선수들과 피할 수 없는 싸움을 2번이나 이겨내면서 정상에 올랐다.
임시현은 "부담보다는 살짝 마음이 복잡한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도 4강에서 (전)훈영 언니를 만났었는데 둘 중 하나는 결승에 가는 거라 괜찮았다"며 "결승에서도 수현이를 만나 어차피 둘 다 메달이라는 생각에 더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라고 웃었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모두 3관왕을 해낸 최초의 궁사로 남게 됐다. 2020 도쿄 올림픽부터 혼성전이 정식 종목이 된 거라 3관왕에 대한 역사가 짧은 게 사실이지만 임시현은 항저우와 파리의 짧은 간격에서 모두 이뤄내며 현 시점 신궁이라 표현해도 이상할 게 없다.
임시현은 "살짝 얼떨떨하기도 한데 노력한 순간들이 오늘을 위해 그랬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렇게 빛나는 순간들이 나한테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했다.
내심 자극이 된 부분도 있다. 이날 임시현은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올라선 뒤 손가락 3개를 펴고 눈에 갖다대는 세리머니를 했다. 3관왕을 의미하는 듯 했는데 설명은 달랐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3관왕을 하고 바로 다음 메인인 올림피겡서도 3관왕을 할 수 있겠냐는 글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댓글이 있었다. 그거에 대한 답으로 바늘 구멍을 통과했다는 뜻을 살짝 담았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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