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성장 꺾인 K-배터리… 돌파 전략은 '극과 극'

이한듬 기자 2024. 8. 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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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한국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질 친 가운데 기업별 대응 전략은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보수적인 경영기조로 선회한 반면 삼성SDI는 예정된 투자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의 2분기 수익성이 고꾸라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시장 상황에 맞춰 내실을 다지고 보수적인 투자 전략으로 선회한 반면 삼성SDI는 차질 없이 투자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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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둔화에 배터리 3사 2분기 실적 일제히 둔화
LG엔솔·SK온, 보수적 전략 선회… 삼성SDI는 투자 그대로
인터배터리에 참가한 배터리 3사. / 사진=김동욱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로 한국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질 친 가운데 기업별 대응 전략은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보수적인 경영기조로 선회한 반면 삼성SDI는 예정된 투자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의 2분기 수익성이 고꾸라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9.8%, 57.6% 줄어든 실적이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금액(4478억원)을 제외하면 2분기 실적은 영업손실 2525억원이다.

SK온은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5535억원, 영업손실 4601억원이다. SK온의 영업손실 규모는 직전분기(-3315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SK온은 출범 이래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SDI는 매출 4조4501억원, 영업이익 28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3.8%, 영업이익은 37.8% 줄었다.

배터리 3사의 실적 둔화는 전기차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서고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리는 등 사업 전략을 수정함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 역시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도 수요가 전망에 미치지 못하고, 본격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계는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다만 업체별 대응은 엇갈린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시장 상황에 맞춰 내실을 다지고 보수적인 투자 전략으로 선회한 반면 삼성SDI는 차질 없이 투자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싱글(4~6%) 성장에서 '20% 이상 감소'로 변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매출 목표를 '역성장'으로 잡은 것은 출범 이후 처음이다. IRA에 따른 수혜 규모도 연초 제시한 45∼50GWh에서 30∼35GWh로 낮춰 잡았다.

이와 함께 애리조나주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시간주 랜싱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규 증설 프로젝트는 시장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되, 증설 램프업 속도를 조절해 과잉 투자를 방지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부분만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K온도 공장 라인을 일부 전환하고 양산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경훈 SK온 CFO는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활동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생산·구매 경쟁력 제고 등 기존의 운영 효율성 개선 노력은 물론이고 불요불급한 비용 발생이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기존에 예정된 투자를 그대로 이어가며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 전기차 캐즘과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 불확실한 경영 환경 등은 단기적인 현상이며 중장기적으로 전지 산업의 고성장은 변함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는 축소 없이 계획대로 집행한다.

삼성SDI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6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헝가리 법인 증설과 북미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인 스테플러스에너지 1공장 건설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설비투자 규모를 이미 2배 이상 확대해 집행한 바 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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