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필리핀 정부 "원스트라이크 아웃…우린 돌봄 전문가 보내는 것"
[편집자주]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외국인 취업비자 소지자는 92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은 현재 합계출산율 0.7명대의 인구절벽에 처해있고 2025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여 외국 노동인력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받아들여야할 '현상'이 됐다. 100만 외국노동시대를 앞둔 우리 사회가 '우리 옆 다른 우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지, 올바른 다문화 시대 조성을 위한 고민을 풀어본다.
특히 필리핀 정부는 '원 스트라이크' 정책을 통해 가사관리사가 차별 또는 잘못된 대우를 받을 경우, 일을 거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고용허가제(EPS)로 송출하는 직종에 가사관리사라는 '서비스업'이 추가돼 환영한다는 입장이나 6개월의 시범사업 기간 이후에 가사관리사의 처우와 생활환경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송출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달 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난 에티 로즈마리 이주노동부 송출국장과의 문답.
-고용허가제(EPS)를 통해 100명의 가사관리사 송출하게 됐는데.
▶2003년부터 한국과 필리핀간 EPS가 체결돼 있다. 제조업에 이어 이제 서비스업까지 확대됐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한국 정부와의 협상 과정은.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 협상을 시작했다. 한국 정부와 필리핀 정부 간에는 여러 차례 협상이 있었고 마침내 실행 지침을 마련하게 됐다.
-필리핀 정부가 협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실행 지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업무 영역이다. 우리가 파견하는 인력이 돌봄도우미(Caregiver·케어기버)인데 가사도우미(Domestic helper·도메스틱헬퍼)로 잘못 이해되기 때문이다.
-케어기버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과의 협약사항으로 실행지침 제 2조에 명시돼 있다. 돌봄도우미는 유아를 포함한 아동과 임산부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옷 입히기, 목욕시키기, 청소, 화장실 이용, 식사준비, 먹여주기, 청소 등 아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가사 업무가 포함된다. 이외에도 돌봄 도우미는 '돌봄'이라는 명목하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즉 돌봄과 관련된 가사 업무를 할 수 있다.
-국내서는 집안일을 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원하는데.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필리핀 정부는 자격을 갖춘 유능한 돌봄 도우미를 송출할 예정이다. 가사도우미를 보내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싶다. 우리가 한국으로 보내는 사람은 케어기버 NC2 자격을 갖춘 돌봄 도우미다.
-양국간 케어기버에 대한 합의된 처우는.
▶임금은 시간당 9860원인 한국의 최저임금을 받는다. 아울러 주 최소 30시간의 근무시간을 보장한다. 근로계약서는 필리핀 법률에 따라 검토를 완료했다.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합의 사항이 있다면.
▶원 스트라이크 정책이다. 만약에 잘못된 대우를 받거나 성추행, 성폭행 관련한 일들이 일어날 경우에 한국 정부도, 해당 업체도 원 스트라이크 정책을 펼칠 것이다. 관련 조치를 취하고 사용자에게 페널티를 부과해 더이상 케어기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지원자와 경쟁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낮았다고 들었다.
▶가장 주된 이유는 언어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나라로 가는 케어기버는 언어의 조건이 없는데 한국은 한국어 가능자를 원했다. 아울러 시험도 거쳐야 했다. 또 다른 송출국보다 적은 임금이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일본의 경우 기준이 한국보다 조금 더 높다. 간호학과를 나와야 하고 간호학 관련된 자격증이 있어야 된다. 일본에서는 케어기버를 병원과 요양원에서 전문인력으로 활용한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고등학교 10학년 정도만 졸업해도 이 케어기버 NC2 자격증만 있으면 지원 가능한 조건이 된다.
-시범사업인데 계속 진행할 의향이 있나.
▶다른 송출국과 비교해을 때 한국의 경우 복지 관련 민원이 거의 없어서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거리상 가까워 왕래하기도 좋다. 필리핀인이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하길 바란다. 다만 6개월의 시간이 경과한 후에 케어기버의 반응이나 여러 사안을 확인해야 한다. 재검토는 필요한 상황이다.
마닐라(필리핀)=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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