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은메달 딴 여자 사브르, 아쉬움 털고 "4년 뒤엔 금메달"

김태원 기자 2024. 8. 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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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곤감리' 귀걸이 세리머니하는 한국 여자 사브르 단체 선수들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서 4년 뒤에는 꼭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전하영(22·서울특별시청)은 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서 42-45로 진 순간 피스트에 서 있었습니다.

전하영이 우크라이나의 에이스 올하 하를란과 '에이스' 대결에서 밀리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대표팀은 금메달 대신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사실 은메달도 대단한 성과입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의 동메달을 넘어선 역대 최고 성적입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쾌거를 이뤘다는 뿌듯함과 마지막 승부처를 버티지 못하고 금메달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공존했습니다.

전하영은 "마지막 순번이 부담감이 큰 자리이지만 침착하려고 했는데, 하를란 선수가 나보다 훨씬 경험 많고 베테랑이라 정신적인 면에서 많이 밀린 것 같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거둔 개인적인 성과가 뭐냐는 질문에 전하영은 표정에서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당차게 답했습니다.

최세빈(23·전남도청)도 "하를란과 대결할 때 전술적으로 잘 풀리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진 게 문제였던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다들 너무 잘해서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최세빈은 은메달을 따낸 원동력이 '한국인의 의지'라고 했습니다.

그는 "'한국인은 결국 의지'라고 하지 않나. 엊그제인가 (남자 사브르의) 박상원 선수가 우리 훈련하는 데 찾아와 '세빈아 너는 피스트 올라가서 그냥 미치면 된다'고 했다"며 "언니들한테도 그래서 '미치면 할 수 있대요'라고 말했는데, 우리 모두 미친 것 같다"고 웃었습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당시 도경동(국군체육부대)처럼 교체 멤버로 투입돼 맹활약한 전은혜(27·인천광역시 중구청)는 "4년 뒤에 금메달을 따려고 이렇게 이번에 은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은혜는 "우리 팀 정말 잘하지 않나"라고 웃으며 되물었습니다.

이어 팀원들을 향해 돌아보며 "정말 든든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팀원 전체의 사기를 키우기 위해 여자 사브르 선수들은 태극기 모양의 귀걸이를 함께 마련했다고 합니다.

선수들은 시상식 때 이를 뽐내는 세리머니를 펼쳐 의미를 더했습니다.

최세빈은 "각오를 다지는 차원에서 (귀걸이를) 태극기로 같이 맞췄다. (세리머니를 통해) 이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웃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원 기자 buhwa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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