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봉황대기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돌아온 캡틴, 더 독해졌다 [오!쎈 인터뷰]
[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외야수)이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며 3연승 질주에 이바지했다.
지난달 20일 대구 롯데전에서 상대 선발 이인복이 던진 공에 왼쪽 종아리를 맞은 구자욱은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일 대구 SSG전을 앞두고 1군 무대에 돌아온 구자욱은 3일 SSG를 상대로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은 SSG를 12-4로 꺾고 지난 1일 잠실 LG전 이후 3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어제(2일) 처음 대타로 나갔는데 공이 잘 안 보였다. 오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첫 타석부터 운 좋은 안타가 나오면서 타격감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구자욱에게 ‘1군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진 것 같다’고 하자 “확 좋아지다가 조금 더뎌졌다. 완벽하게 다 낫고 돌아오는 건 안 될 거 같았다. 현재 100% 상태는 아니지만 하루빨리 타석에 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컸다”고 대답했다.
또 “날씨가 엄청 더운데 저 혼자 시원한 곳에 있으니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특히 루벤 카데나스와 (박)병호 형까지 빠진 상황이라 더 빨리 복귀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1군 엔트리 말소 후 그라운드 밖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구자욱은 “제가 빠진 동안 (김)현준이, (김)지찬이, (윤)정빈이, (김)헌곤이 형이 좋은 활약을 해줘서 고마웠다. 특히 (강)민호 형은 7월 한 달간 정말 큰 역할을 해주신 덕분에 팀 순위를 잘 지키고 있다. 너무 감동적인 경기가 많았다. 하루빨리 1군에 복귀해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었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부상과 부진 속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김헌곤은 올 시즌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까까머리 시절부터 김헌곤과 함께했던 구자욱은 “어릴 적부터 워낙 가깝게 지낸 사이라 헌곤이 형이 부침을 딛고 올 시즌 야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로서 많은 걸 배운다”고 했다.
또 “헌곤이 형의 조언 덕분에 (이)성규도 잘하고 있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너무 잘해서 제가 잘한 거보다 훨씬 더 기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데뷔 첫 20홈런을 터뜨리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는 김영웅에 대해서도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놀랍다. (김)영웅이는 자신감과 승부 근성이 남다르고 야구를 잘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다. 야구를 정말 잘하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진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그는 “영웅이가 ‘하루하루 너무 즐겁다’고 하더라. 지난해 기회를 많이 못 받았는데 올해 많은 기회 속에 성적이 너무 좋고 앞으로 삼성을 이끌어야 할 선수”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SSG를 이틀 연속 제압하며 위닝 시리즈 확보는 물론 승패 마진(6승 7패)을 ‘-1’로 줄였다. 구자욱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이진영 타격 코치님께서 ‘승패 마진을 뒤집자’고 결의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하루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만큼 5강 경쟁이 치열하다. 구자욱은 “하루하루 너무 소중하다.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선수들끼리 봉황대기 결승전을 치른다는 마음으로 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런 각오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더위로 악명이 높은 대프리카에서 여름을 잘 지내기 위해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구자욱은 “잠을 많이 자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땀을 한 번만 흘리자는 마음으로 실내 훈련의 비중을 늘렸다. 체력 관리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저는 1군 엔트리에서 빠졌으니 체력 관리는 그때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씩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 시즌 우리 팀 각오는 비장하기 때문에 가을 야구를 하기 위해 팀원 모두 하나가 된 느낌으로 하고 있으니 걱정 없다. 지금처럼 해주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