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도로 풀어가는 부동산 미스터리···‘이상한 집’[오늘도 툰툰한 하루]

2024. 8.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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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이상한 집>. 출판사 리드비 제공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나’는 오컬트 전문 작가입니다. 어느 날 지인이 ‘나’에게 어떤 집의 건축 평면도를 가지고 찾아옵니다. 곧 태어날 아이와 아내를 위해 단독 주택을 보러다니던 중 찾은 집이라면서요. 지인은 역과 가깝고 지어진 지 얼마 안된 이 집이 마음에 들어 구입을 고민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찜찜한 점이 있다고요.

지인이 지목한 곳은 1층 주방 옆 정체불명의 공간이었습니다. 문이 없어 들어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는, 벽으로만 이뤄진 곳이었는데요. 지인은 오컬트 전문 작가인 ‘나’에게 이 수수께끼의 의미를 물어옵니다. ‘나’는 오컬트 마니아인 건축 설계사 구리하라에게 평면도를 가져갑니다. 평면도를 유심히 살펴본 구리하라의 입에서는 곧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이상한 집>은 건축 평면도로 풀어나가는 독특한 ‘부동산 미스터리’입니다. 건축에 대한 지식과 이해, 오컬트 작가·마니아의 상상력을 무기로 이 집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나갑니다.

<이상한 집>은 한 2층 단독주택의 평면도에서 시작된다. 1층 주방 옆에는 벽으로 둘러쌓인 정체불명의 공간이 있고 2층에는 온통 벽과 다른 방들로 둘러싸인 아이 방이 있다. 리드비 제공
리드비 제공

알고 보니 평면도에 나타난 수상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2층 아이 방은 창문 하나 없이 집 한 가운데 꽁꽁 숨겨져 있고, 침실과 탈의실 사이는 문 없이 뻥 뚫려있습니다. 몇 가지 가능성에 상상과 추리를 쌓아나가던 구리하라는 이 2층 주택이 “살인을 위해 지어진 집”이며 “이 집에 감금된 아이가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이 집 근처에서 왼손이 없는 시신 한 구가 발견됩니다. ‘나’는 본능적으로 이 미스터리를 좇기 시작합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지나친 억측이 아닐까 싶지만, 실제 만화를 보면 설득력이 있습니다. 건축 평면도만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며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는 솜씨도 흥미롭고요.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한 유튜브 채널에서 출발했습니다. ‘우케쓰’라는 일본의 인기 호러·오컬트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상한 집’이라는 영상을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지인이 보여준 한 단독주택의 평면도를 분석하며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나가는 내용이죠. 영상이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자 우케쓰는 이를 소설로 연재하게 됩니다. 소설은 만화와 영화로 각각 제작됐고 지난 3월 일본 현지에서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022년 10월 소설이 출간된 데 이어 지난 6월 만화 단행본 1·2권이 나왔습니다.

꽤 무서운 편입니다. ‘나’와 구리하라의 상상 속에서 이 집은 각종 살인과 신체 훼손이 벌어지는 곳이니까요. 장마 끝에 찾아온 무더위를 오싹한 부동산 미스터리로 이겨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리드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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