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비호 아래 성장했다 돌연 무너진 미얀마 '온라인 범죄' 패밀리 [PADO]
[편집자주] 미얀마-중국 국경지역에 대해 이처럼 잘 취재한 기사가 있을까요? 워싱턴포스트 2024년 6월 22일자 기사는 이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일종의 군벌집단 내지 갱단이 등장해 수만 명의 사람들을 붙잡아와 일종의 노예처럼 부리며 불법도박, 온라인사기, 마약제조, 돈 세탁 등으로 우리돈 수십 조 원 이상의 돈을 벌고 이 돈의 일부를 미얀마 군부 지도자에게 상납해 국회의원이 되고 재벌회장이 되고 또 군사조직을 만들어 국경지역을 군사적으로 통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이 중국계 범죄집단이 그 자금력과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과도 협력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인신매매와 온라인 사기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중국인들이다보니 중국 당국과 갈등을 빚게 되었고 지금은 강력하게 단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기사는 이 '강력한 단속'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 중국계 범죄집단은 단순한 범죄집단이 아닙니다. 정치적인 의미에서는 하나의 군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명청(明淸)대에도 미얀마-중국 국경지역에는 중국계 군벌이 웅거하면서 중국의 중앙정부와 대치했던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 집단을 범죄집단이면서도 하나의 정치적 실체로 보면서 미얀마 정부, 중국 정부와 어떻게 거래를 하는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최근 이들 군벌집단이 '반군'이라는 이름으로 민주화세력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미얀마 군부정권, 민주화세력, 반군이면서 군벌이기도 한 범죄집단, 그리고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합종연횡해나가는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미얀마는 미 해군이 장악하고 있는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중국은 꼭 확보해야 하는 교통로이며, 반대로 미국으로서는 중국봉쇄를 위해 꼭 막아야 하는 곳입니다. 지정학적 요충지 미얀마의 국경지대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 기사를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인신매매와 노예화, 자금 세탁, 글로벌 사이버 사기와 연루된 범죄 가문의 후계자인 웨이칭타오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공개적으로 활동했다. 틱톡의 중국어 버전인 더우인에 있는 그의 계정은 중국-미얀마의 국경 인근 외딴 구석에서의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했다.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희귀 시가, 개인 제트기 등이 그것이다.
27세의 그는 코캉 지역에 유리벽으로 된 나이트클럽을 소유하고 있는데 파티를 열 때면, 비포장도로를 따라 운전기사가 모시고 온 국제 테크노 DJ들이 공연하는 동안 빳빳한 위안화 지폐를 군중에게 뿌리곤 했다.
2023년 11월, 호시절은 끝났다. 웨이는 SNS에서 사라졌다. 그는 곧 다른 종류의 영상에 등장했다. 중국 당국에 구금된 상태에서 자백하는 내용의 대본을 읽는 모습이었다.
"저희가 사이버 사기로 버는 돈은 평범한 중국 사람들의 연금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맞춤 제작된 블레이저 대신 헐렁한 회색 스웨터를 입은 웨이가 말했다. "이번에는 중국 정부가 마음을 굳혔습니다... 우리는 어떤 환상도 버려야 해요." 몇 주 지나지 않아 그의 삼촌은 경찰 수십 명에게 둘러싸여 수갑을 차고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중국 언론은 웨이를 비롯한 다른 범죄 가문의 고위급 구성원 최소 15명과 그들의 부하로 추정되는 이들의 구금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다. 중국 관리들은 이것이 자국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초국적 범죄자들을 근거지에 상관없이 분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결의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공식 뉴스 매체는 이번 체포를 가짜 투자 계획과 '로맨스 스캠' 등을 통해 사람들의 돈을 빼앗으려 한 사기 행각의 "종말"이라고 불렀다. "아무리 그들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법의 엄중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인민일보는 이렇게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캠페인성 내러티브는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지 않는다.
유엔 관리들과 중국 법원 기록, 전문가들을 취재한 워싱턴포스트의 탐사에 따르면, 웨이, 바이, 류 가문이 주도하는 코캉의 범죄 네트워크는 10년 이상 중국 관리들--주로 이웃한 윈난성의 관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중국 정부와 미얀마 군사 정부의 지원도 받았다. 미얀마 군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은 2021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이 가문들의 정치적, 경제적 중개인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코캉의 범죄 가문들이 중국 국가 관리들과 깊이 협력했다는 증거는 중국 인터넷과 SNS에서 부분적으로 삭제되었지만, 일부는 워싱턴포스트가 보관하고 그 진위를 확인했다. 코캉 당국과 미얀마, 중국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와 SNS 페이지에 있는 성명, 보도자료, 사진들은 그들이 수억 달러 규모의 여러 경제 프로젝트에서 함께 일했음을 보여준다.
(계속)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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