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 24명 수감자 맞교환…"수감돼 있던 美기자 모친 노력 컸다"
6∼7월에 걸쳐 여러 차례 협상 벌여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1일(현지시간) 각각 수감 중이던 24명을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수감자를 맞교환했다.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이다.
◆수감자 교환 어떻게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수감자 교환 이면에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 여러 나라의 최고 권력자와 외교관, 정보기관의 치열한 외교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여러 관계국 정부의 역할 못지 않게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WSJ의 게르시코비치 기자 모친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이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불씨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모친 엘라 게르시코비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에 도착했다. 비슷한 시간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러시아의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러시아 관용기를 타고 튀르키예로 향하고 있었다. 서방과 러시아 간 수감자 교환이 이뤄지는 제3국으로 채택된 곳이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풀려날 무렵 독일에서 수감 중이던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 바딤 크라시코프가 튀르키예의 VIP 공항 터미널로 향하고 있었다.
이 때 엘라가 나섰다. 그는 지난 4월 백악관 출입 기자 만찬에 초청된 뒤 독일 숄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을 진전시켜 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간청했다. 엘라의 간곡한 부탁에 이틀 뒤 바이든 대통령은 숄츠 총리에게 서한을 보냈고, 미국 대통령의 공식 서한은 협상 논의가 다시 힘을 받는 원동력이 됐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보 당국자들은 6∼7월에 걸쳐 여러 차례 협상을 벌였다. 마침내 타결된 협상에서 러시아에서 풀려난 서방 수감자는 게르시코비치를 포함한 16명이었고, 동시에 서방에 붙잡혀 있던 8명이 러시아로 풀려났다. 그중에는 푸틴 대통령이 석방을 원했던 크라시코프도 포함됐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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