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아동 비하 발언' 교사 갈등에 학교, 엉뚱 대책

윤웅성 2024. 8. 4.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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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설유치원 부장 교사가 특수교사에게 발달 장애 아동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로 인해 교사들 사이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학교 측의 엉뚱한 대응으로 장애아동들만 피해를 봤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특수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통합수업을 받는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4명의 발달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들이 한 교실에서 어울립니다.

일반교사인 부장교사 B 씨와 함께 통합수업을 진행하는 특수교사 A 씨는 지난 3월, B 씨로부터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합니다.

정규수업과 달리 방과 후 돌봄은 특수아동 전문인력 지원이 어려워 담당자들이 힘들어한다며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A 씨 / 유치원 특수교사 : (교육청은) 애들 저렇게 난리 치는데 대책도 마련해놓지 않고 애들 여기다 밀어 넣고 어쩌라는 거냐, 그때부터 시작인 거예요. 종일반도 이용할 수 있고, 특수 종일반도 선택할 수 있고, 학교 방과 후도 이용할 수 있고 진짜 역차별이다….]

이 발언을 두고 두 교사가 갈등을 겪자 학교는 아예 분리수업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교사들 사이 문제로 아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특수아동 부모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았습니다.

부모들은 통합교육을 원했지만 학교의 제안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수아동 아버지 : 아이들을 보고 많이 따라 하거나 아니면 쫓아다니면서 흉내 내거나 뭔가 이제 좀 더 발전한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소문이 나면 안 좋잖아요'라는 교감 선생님의 말씀 때문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어요.]

학교의 엉뚱한 대책에 특수아동들만 피해를 본 상황.

분리수업은 A 씨가 교육청에 B 씨와 교장, 교감을 징계해 달라고 진정을 내고, 학부모들도 이들에 대한 엄벌 탄원서를 내고 나서야 한 달 반 만에 끝났습니다.

[황태륜 / A 씨 변호인 : (학교 측이) 단순히 교사 간의 갈등으로 격하시켰고, 그리고 장애 아동에 대한 차별 또는 차별적 조치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애 아동들에게 불이익이 가중되는 방식으로 분리 조치를 했고….]

학교는 부장교사 B 씨의 발언이 잘못됐다면서도 B 씨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A 씨와의 분리를 요청해 수업도 떼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B 씨는 방과 후 돌봄 담당자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교육청의 대책이 아쉬워 나온 이야기일 뿐 특수아동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문제 발언을 한 당일 직접 사과하고, 다음 날에는 휴대전화 메시지로, 이후에는 서면으로도 사과를 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힘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청은 B 씨에 대해 장애인식 개선 장학지도를 하고, 분리 수업을 결정한 학교 측에는 재발 방지를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징계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감사는 착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이수연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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