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지막 올림픽' 프레이저-프라이스, 여자 100m 준결승 기권

김태원 기자 2024. 8. 4.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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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여자 스프린터로 꼽히는 '마미 로켓'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7·자메이카)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여자 100m 준결승에서 기권했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100m 준결승 2조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경기 직전 그의 이름 앞에 기권을 의미하는 'DNS'가 붙었습니다.

DPA 통신은 "프레이저-프라이스가 경기 전 몸을 풀다가 허들에 다리를 부딪혔다는 소문이 들린다"고 전했습니다.

자메이카육상연맹이나 프레이저-프라이스 측에서는 아직 기권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프레이저-프라이스가 보조구장 입장을 저지당한 것'이 준결승 기권의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진 영상을 보면 프레이저-프라이스가 경기 전 훈련을 위한 보조구장에 입장하지 못해 항의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관계자가 "선수단 버스를 이용해야 이 출입문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자,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어제 이곳으로 출입했는데, 왜 오늘은 안 되는가. 규정이 바뀌었다면 선수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항의했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자메이카 선수단과 떨어져 호텔에서 생활하고, 경기장도 개별 이동했습니다.

일단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다른 입구로 보조 훈련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경기가 열리는 메인 경기장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따고,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 통산 16개의 메달(금 10개, 은 5개, 동 1개)을 수확한 역대 최고 여자 스프린터입니다.

여자 100m에서는 4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에서 10초78로 우승한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2년 런던에서도 10초75로 금메달을 수확했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동메달(10초86), 2021년 도쿄에서는 은메달(10초74)을 목에 걸었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엄마'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8월 아들 지온을 얻었습니다.

그는 "임신 소식을 듣고 '이제 나도 선수 생명이 끝나는 걸까'라는 두려움에 펑펑 울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프레이저-프라이스는 트랙으로 돌아왔고, 세계 최정상급 스프린터의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152㎝의 작은 키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며 '포켓 로켓'(pocket rocket)으로 불린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출산 후 '마미 로켓'(Mommy rocket)으로 '엄마들의 사회적인 가능성'을 증명하는 상징이 됐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의 출산 전 100m 최고 기록은 10초70이었습니다.

아들을 얻은 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개인 최고 기록을 0.10초(10초60) 줄였습니다.

출산 후 프레이저-프라이스는 30대 중반의 여성, 특히 출산한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 여자 100m에서 우승한 뒤 "안타깝게도 다양한 이유로 나와 함께 뛰던 여자 스프린터들이 트랙을 떠났다"며 "하지만 나는 (출산 후에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앨리슨 필릭스처럼 '30대 여성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학생 선수를 지원하는 '포켓 로켓 파운데이션'이라는 자선 단체도 운영 중입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나는 남편과 아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아들은 내가 필요하다. 여전히 육상을 사랑하지만, 파리 올림픽이 끝나면 트랙을 떠나 가족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파리 올림픽 여자 100m 예선을 10초92, 전체 2위로 통과해 준결승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준결승 출발선에 서지 못하면서 파리에서 여자 100m 5회 연속 메달을 따며 올림픽과 작별하려던 프레이저-프라이스의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김태원 기자 buhwa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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