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바울 15분 투혼...유도 혼성 단체 銅, 사상 첫 메달 쾌거
유도 혼성 단체팀이 베테랑 안바울의 투혼을 앞세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4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과 연장전 승부를 펼친 끝에 4대3으로 승리했다. 단체전은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처음 도입됐다. 남자 3명(73㎏급·90㎏급·90㎏ 이상급)과 여자 3명(57㎏급·70㎏급·70㎏ 이상급)이 참여하는 경기다. 한국은 도쿄에서 첫 라운드 탈락과 함께 9위에 머물렀다.
첫 번째 경기는 남자 90kg 이상급 개인전 동메달리스트 이준환(22·용인대). 그러나 그의 ‘천적’ 트리펠 아두아르드를 만나 한판패했다. 그 다음 한국은 내리 3경기를 따냈다. 여자 70kg 급 김하윤(24·안산시청)이 허리후리기 절반과 누르기 절반으로 51초 만에 승리했다. 남자 90㎏ 이상급 김민종(24·양평군청)도 허벅다리걸기 절반, 세로누르기 절반으로 승리를 거두고, 여자 57kg 급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허미미(22·경북체육회)도 누르기 한판승을 거둬 3-1로 차이를 더 벌렸다. 하지만 남자 66kg급 안바울(30·남양주시청)이 한 체급 위인 73kg급 이고르 반트케를 상대로 9분 38초 접전 끝에 석패했고, 이어 김지수(24·경북체육회)가 부트케라이트에게 35초 만에 한판패를 당해 3-3 동점이 됐다.
유도 혼성 단체전은 동점이 되면 추첨을 통해 연장전을 치를 체급을 뽑는다. 그런데 하필 준결승에서도 한 체급 위인 73㎏급 무로존 율도셰프와 정규시간(4분)의 세 배가 넘는 12분 37초 동안 싸우고, 동메달결정전에서도 9분 넘게 경기를 가져서 체력을 소모한 안바울이 나서게 됐다.
안바울은 지친 기색을 내보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지쳐보였다. 머리가 땀에 젖어 있었다. 안바울의 패배가 예상됐다. 그러나 안바울의 표정은 비장했다. 안바울은 오히려 적극적인 공격으로 반드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계속된 업어치기 시도를 하는 등 체력으로 몰아붙였다. 공격을 막아내기 바쁘던 반드케가 결국 지도 3개를 받으면서 안바울이 5분 25초만에 반칙승을 거뒀다. 안바울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만 15분 가량 경기했다. 경기를 마치고 모든 걸 쏟아부었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동료들은 매트로 뛰어 들어와 안바울을 껴안았다.
30대 베테랑 안바울은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이 그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로 나섰는데, 세 번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다. 안바울은 개인전 16강전 탈락 후 “일단은 좀 쉬고 싶다”면서 “10년 넘게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지친 것도 있고, 쉬면서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바울은 지친 마음으로 대회 마지막에 투혼을 발휘했다. ‘맏형’으로서 동생들에게 동메달을 안겼다. 안바울의 3번째 올림픽 메달이었다. 안바울은 리우 대회에서 은메달,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유도는 이번 대회서 개인전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에 이어 단체전 동메달을 더해 총 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유도가 올림픽에서 5개의 메달을 따낸 건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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