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무게 견딘 송재환, “나성호 형 같은 마음으로…”
단국대는 3일 영광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79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A조 예선에서 한양대를 75-6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명지대에게 15점 차 패배를 당했던 단국대는 한양대를 10점 이상 차이로 이겨야만 4강 진출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1쿼터를 14-24로 마쳤다. 탈락 위기였다.
단국대는 2쿼터부터 흐름을 바꿨다. 26-7로 압도했다. 단국대는 3쿼터부터 10점 내외에서 접전을 펼친 끝에 12점 차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중심에는 송재환(187cm, G)이 있다. 송재환은 추격에 시동을 건 2쿼터에만 12점을 올리는 등 3점슛 4개 포함 23점(6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올렸다.
송재환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이 다 같이 열심히 뛰어서 거둔 값진 승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승리라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단국대는 지난달 열린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예선에서 한양대에게 69-81로 졌다. 이날 똑같이 12점 차 승리로 되갚아줬다.
송재환은 “무조건 지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며 “예선을 통과하려면 10점 이상 이겨야 하는데 마지막에 10점 내외에서 경기가 왔다갔다 했다.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선수들끼리 수비를 끝까지 하자고 했는데 그게 잘 되었다”고 했다.
1쿼터를 10점 열세로 마쳤을 때 역전승을 거두더라도 4강 진출까지는 힘들 것으로 여겨졌다. 그렇지만, 탄탄한 수비로 한양대의 연속 실책을 끌어낸 뒤 4강 진출에 필요한 점수 차 승리를 거뒀다.
송재환은 “초반에 경기가 안 되는데 상대가 자유투를 쏠 때 선수들을 모아서 우리 이렇게 경기를 하면 안 된다고, 수비와 리바운드를 하면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수비부터 열심히 하며 뛰자고 했는데 그 이후 다같이 수비부터 달라졌다”고 당시 상황을 되새겼다.
송재환은 이번 대회에서 에이스답다고 하자 “제가 동계훈련 때 팀에서 에이스를 맡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에이스를 하려고 한다며 공격 욕심이 앞서서 대학리그 때 잘 한 경기가 몇 경기 없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되려고 했다. 지난해 나성호 형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뛰었는데 그런 게 잘 되었다”고 했다.
한양대와 1승 1패 중인 단국대는 2학기 때 재개될 대학농구리그에서 한 번 더 맞붙는다. 이 경기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한 판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재환은 “작년에도 조별리그에서 만나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대결해서 (한양대와) 질긴 인연이었다”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대학리그 때 만나도 다같이 열심히 뛰자고 할 거다”고 했다.
한양대를 다시 만났을 때 이기려면 이날 잘 할 걸 이어 나가야 한다.
송재환은 “김태영이나 황지민 등 다같이 수비와 궂은일을 하고, 상대에게 공격자 반칙도 얻고, 넣어줄 때 넣어줬다. 수비가 중요했는데 수비가 잘 되었다”고 했다.
송재환은 “예선 탈락했다면 자유투 실패 때문이라서 무섭기도 했다. 팀을 믿었다. 득점을 해줄 거라고 믿었는데 득점을 해줘서 예선을 통과하게 되었다”며 “송인준 형이 4학년 혼자 맏형으로 외롭고 힘들 거다. 말 안 듣는 후배들과 잘 지내줘서 고맙고, 오늘(3일) 경기에서 너무 수고했다”고 송인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단국대는 4일 오후 2시 10분 동국대와 준결승을 치른다.
송재환은 “동국대는 높이가 되게 좋다. 수비와 박스아웃, 리바운드에서 안 지기 위해 한 발 더 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동국대도 슛이 잘 들어가면 우리가 힘든 경기를 할 거라서 그 부분을 생각하며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_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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