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무게 견딘 송재환, “나성호 형 같은 마음으로…”

영광/이재범 2024. 8. 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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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영광/이재범 기자] “지난해 나성호 형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뛰었는데 그런 게 잘 되었다.”

단국대는 3일 영광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79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 A조 예선에서 한양대를 75-63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명지대에게 15점 차 패배를 당했던 단국대는 한양대를 10점 이상 차이로 이겨야만 4강 진출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1쿼터를 14-24로 마쳤다. 탈락 위기였다.

단국대는 2쿼터부터 흐름을 바꿨다. 26-7로 압도했다. 단국대는 3쿼터부터 10점 내외에서 접전을 펼친 끝에 12점 차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중심에는 송재환(187cm, G)이 있다. 송재환은 추격에 시동을 건 2쿼터에만 12점을 올리는 등 3점슛 4개 포함 23점(6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올렸다.

송재환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이 다 같이 열심히 뛰어서 거둔 값진 승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승리라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단국대는 지난달 열린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예선에서 한양대에게 69-81로 졌다. 이날 똑같이 12점 차 승리로 되갚아줬다.

송재환은 “무조건 지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며 “예선을 통과하려면 10점 이상 이겨야 하는데 마지막에 10점 내외에서 경기가 왔다갔다 했다.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선수들끼리 수비를 끝까지 하자고 했는데 그게 잘 되었다”고 했다.

1쿼터를 10점 열세로 마쳤을 때 역전승을 거두더라도 4강 진출까지는 힘들 것으로 여겨졌다. 그렇지만, 탄탄한 수비로 한양대의 연속 실책을 끌어낸 뒤 4강 진출에 필요한 점수 차 승리를 거뒀다.

송재환은 “초반에 경기가 안 되는데 상대가 자유투를 쏠 때 선수들을 모아서 우리 이렇게 경기를 하면 안 된다고, 수비와 리바운드를 하면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수비부터 열심히 하며 뛰자고 했는데 그 이후 다같이 수비부터 달라졌다”고 당시 상황을 되새겼다.

송재환은 비록 졌지만, 명지대와 맞대결에서도 팀 내 최다인 18점(9리바운드 5어시스트 6스틸 2블록)을 올렸다.

송재환은 이번 대회에서 에이스답다고 하자 “제가 동계훈련 때 팀에서 에이스를 맡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에이스를 하려고 한다며 공격 욕심이 앞서서 대학리그 때 잘 한 경기가 몇 경기 없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서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되려고 했다. 지난해 나성호 형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뛰었는데 그런 게 잘 되었다”고 했다.

한양대와 1승 1패 중인 단국대는 2학기 때 재개될 대학농구리그에서 한 번 더 맞붙는다. 이 경기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한 판 승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재환은 “작년에도 조별리그에서 만나고, 플레이오프에서도 대결해서 (한양대와) 질긴 인연이었다”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대학리그 때 만나도 다같이 열심히 뛰자고 할 거다”고 했다.

한양대를 다시 만났을 때 이기려면 이날 잘 할 걸 이어 나가야 한다.

송재환은 “김태영이나 황지민 등 다같이 수비와 궂은일을 하고, 상대에게 공격자 반칙도 얻고, 넣어줄 때 넣어줬다. 수비가 중요했는데 수비가 잘 되었다”고 했다.

송재환은 73-63으로 앞선 경기 종료 1분 39초를 남기고 강지훈의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파울)을 얻어 자유투 라인에 섰는데 2개 모두 놓쳤다. 만약 9점 이내로 이겼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될 뻔 했다. 다행스럽게 송인준이 골밑 득점을 올려 한숨 돌렸다.

송재환은 “예선 탈락했다면 자유투 실패 때문이라서 무섭기도 했다. 팀을 믿었다. 득점을 해줄 거라고 믿었는데 득점을 해줘서 예선을 통과하게 되었다”며 “송인준 형이 4학년 혼자 맏형으로 외롭고 힘들 거다. 말 안 듣는 후배들과 잘 지내줘서 고맙고, 오늘(3일) 경기에서 너무 수고했다”고 송인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단국대는 4일 오후 2시 10분 동국대와 준결승을 치른다.

송재환은 “동국대는 높이가 되게 좋다. 수비와 박스아웃, 리바운드에서 안 지기 위해 한 발 더 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동국대도 슛이 잘 들어가면 우리가 힘든 경기를 할 거라서 그 부분을 생각하며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_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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