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에서 세 번째 金, 대표팀 감독이 꺼낸 ‘부적’

사토루/김영준 기자 2024. 8. 3.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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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대표팀의 메달 레이스를 이끈 장갑석 총감독이 14년동안 경기마다 가지고 다닌 황금빛 넥타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의 세 번째 금메달이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사격 대표팀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등 메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뒤에는 장갑석(64) 총감독이 있다. 이날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여자 25m 권총에서 양지인(21‧한국체대)이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장 감독은 가방에서 넥타이를 꺼냈다.

금메달과 비슷한 색깔이지만, 넥타이는 여기저기 얼룩이 있는 등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장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계속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 넥타이”라고 소개했다.

2010년 대한사격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이었던 장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그 넥타이를 매고 경기장에 나갔다고 한다. 당시 한국 사격은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역대 최고 성과를 냈다.

장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도 좋은 기운이 있는 넥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회만 있으면 이렇게 가방에 갖고 다닌다”며 웃었다. 넥타이가 그의 ‘부적’인 셈이다.

장갑석 사격대표팀 총감독이 지난 5월 27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33회 파리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25m 권총에 출전하는 양지인을 지도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사격은 대표팀의 목표 금메달 5개를 대회 초반부터 달성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이번 대회 첫날 박하준-금지연(10m 공기소총 혼성)이 은메달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고, 이튿날엔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오예진‧김예지가 금‧은을 획득했다. 만 16세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최연소 출전자인 반효진도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여자 25m 권총에서 양지인까지 금메달을 따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사격계 분위기는 밝지 못했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사격은 김민정이 25m 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낸 게 전부였다. ‘사격 황제’ 진종오가 총을 내려놓았고, 연맹 회장사였던 한화그룹도 철수했기 때문이다. 파리올림픽 역시 비슷한 결과를 얻을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격연맹은 대표팀 선발전을 올림픽 방식과 같은 결선 방식으로 바꿨다. 올림픽 결선 무대에서도 평소와 같은 실력을 뽐낼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서였다. 또 대회 현장인 샤토루 사격장 곳곳을 VR(가상현실)로 재현해 사격장 안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은 환경을 구현하기도 했다.

여기에 장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술을 끊었다. ‘내가 먼저 보여줘야 선수들이 따른다’는 신념으로 술을 끊은 그는 선수들에게 휴대전화‧커피‧담배 금지령을 내렸다. 집중력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장 감독의 솔선수범 노력은 이번 대회 성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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