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3관왕→올림픽 3관왕' 임시현의 새로운 목표 "우진 오빠처럼 정상에서 꾸준히 쏘고 싶다"[올림픽]

박찬준 2024. 8. 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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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3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3관왕에 오른 뒤 시상대 위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오른쪽)과 남수현이 3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뒤 시상대 위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

[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우진 오빠처럼 정상에서 오래하고 싶어요."

'슈퍼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의 다음 목표였다. 임시현은 3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남수현에 7대3(29-29 29-26 30-27 30-29 28-26)으로 승리했다. 임시현은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 혼성전,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획득한 임시현은 올림픽 3관왕에 성공했다. 임시현은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37년 만의 일이었다. 임시현은 국제종합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전례 없는 업적을 남겼다. 바야흐로 한국 양궁은 임시현 시대다.

임시현은 앞서 64강에서 푸에르토리코의 알론드라 리베라에 6대0(26-23 28-18 29-24)완승을 거두며 개인전 첫발을 뗐다. 이어진 32강에서도 인도네시아의 레자 옥타비아에 6대0(28-27 27-26 29-27) 완승을 챙겼다. 16강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메건 해버스(영국)와의 경기에서 7대1(28-28, 27-26, 27-21, 28-26)로 이겼다. 8강에선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알레한드로 발렌시아(멕시코)를 상대로 6대4(30-30 27-27 27-28 29-28 29-26)로 이겼다. 남수현은 64강에서 아집트의 자나 알리를 5대1(30-23 29-25 28-28 29-28)로 제압했다. 이어진 32강에서 체코의 마리에 호라코바에 7대3(28-28 27-24 28-28 29-29 29-24)으로 신승했다. 아마이스트로아이에 마다리나(루마니아)와의 16강전에서 6대2(28-24, 27-29, 28-27, 29-28)로 이겼다. 8강에서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에 6대4(26-28 28-25 28-29 29-27 29-27) 역전승으로 어렵게 4강에 올랐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

이미 금, 은메달을 확보하며 누가 이겨도 한국 양궁이 승리하는 결승전이었다. 1세트부터 팽팽했다. 두 선수는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점수를 �굔�. 10-9-10점. 29-29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세트, 임시현이 앞서나갔다. 임시현이 변함없이 29점을 쐈지만, 남수현은 7점을 쏘며 26점에 머물렀다.

3세트 임시현은 퍼펙트 30점을 쐈다. 모두 10-10-10이었다. 27점을 쏜 남수현을 압도했다. 하지만 남수현도 만만치 않았다. 남수현은 4세트서 10-10-10을 쏘며 29점의 남수현을 압도했다. 5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28-26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시현은 3관왕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29일 여자 단체전에서 전훈영 남수현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10연패 신화를 완성했다.

1차 목표인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임시현은 이어진 혼성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임시현은 랭킹 라운드 1위로 역시 남자 랭킹 라운드에서 1위에 오른 김우진과 함께 혼성전에 나섰다. 한국 양궁은 전통적으로 주요 국제대회 랭킹 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남녀 선수에게 혼성전 출전권을 부여해왔다. 둘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궁사다. 호흡도 이미 맞췄다. 임시현과 김우진은 올해 1, 2차 월드컵에서 한 조로 출격했다. 1차 월드컵 우승도 합작했다.

혼성전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은 개인전마저 석권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3/

임시현은 "혼성과 단체전에서 이미 2관왕을 했다. 그전에는 결과에 집중했던 것 같은데 개인전은 과정에 집중해 보고 싶었다. 조금 더 즐겁게 경기를 하고자 했는데 결과까지 이렇게 좋게 따라와줘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다"고 웃었다. 그는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어, 이게 되네, 즐기니까 진짜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임시현은 4강에서는 전훈현, 결승에서는 남수현과 맞붙었다. 그는 "한 명은 무조건 올라갈 수 있으니까, 오히려 둘 다 한국 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수현과 결승에서 만났을때도 어차피 둘 다 메달인데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주먹 맞다이 하고 들어갔다"고 했다.

임시현은 승부처마다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나도 열심히 했으니까 내가 준비한 것을 믿고 했다"며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끝나버리면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더 악착같이 쏜 결과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했다. 세리머니도 그런 의미였다.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3관왕 후 바로 올림픽 3관왕을 하는게 쉬운 확률인거 같냐고 누가 이야기 하더라. 그래서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의미에서 그런 포즈를 했다"고 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에서 베테랑 언니들이 떨어져서 에이스가 되어 있더라. 무게감을 느꼈다.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잠을 자고 싶다"는 임시현은 "일단은 4년 뒤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을 더 즐겨보겠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목표를 공개했다. 임시현은 "조금 오래 걸릴 수 있는데 우진 오빠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우진 오빠의 장점이 꾸준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 위치에서 그 정도로 꾸준할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싶다. 앞으로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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