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흉내' 내기 시작한 중국 MZ들…기행의 이유는?

이로원 2024. 8. 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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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새 흉내를 내며 셀피(셀프 카메라)를 찍는 것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며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나타난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현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중국 청년층 사이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풍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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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NS 중심으로 '새 흉내'내는 영상 유행
"더 이상 공부하지 말고 새가 되자" "자유가 부럽다"
NYT “탕핑 풍조 연장선으로 해석”
"경기 침체의 희생자들…허탈감 깔려"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새 흉내를 내며 셀피(셀프 카메라)를 찍는 것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며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나타난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현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진=더우인(중국의 틱톡) 캡처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상하이 한 대학의 재학생 왕웨이한(20)씨는 기숙사 방에서 새를 흉내 낸 모습의 영상을 더우인(중국의 틱톡)에 올렸다. 영상 속 왕 씨는 다리는 숨긴 채 큰 사이즈 반팔 티셔츠를 어깨 위에 걸쳤다. 두 팔은 소매에 넣지 않고 티셔츠 아래쪽으로 빼서 침대 난간을 잡아 새 발톱처럼 보이게 했다.

중국 북부 산시성의 생물학 전공 대학생 자오웨이샹(22)씨는 자신이 새 모양으로 전봇대 위에 걸터앉은 합성사진을 더우인에 올리며 ‘더 이상 공부하지 말고 새가 되자’라는 자막을 입혔다. 어느 날 교실 밖을 바라보다 새들이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것을 봤다는 그는 “그들의 자유가 부러웠고, 새들을 따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사진=더우인(중국의 틱톡) 캡처
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중국 청년층 사이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풍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한다.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사회인류학연구소 소장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온 많은 중국 청년은 중국 경제 둔화로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샹 소장은 “청년들은 자신은 물론 중국, 그리고 세계에 대해 매우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어른이 됐을 때 경기 침체의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들은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가’라고 묻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얼마 전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는 잠옷을 여러 겹 껴입는 등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출근하는 문화가 확산했는데, 이 역시 기저에는 상실감과 허탈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이로원 (bliss24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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