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 개인전 4위' 전훈영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려"

(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생애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메달을 놓친 전훈영(30·인천시청)은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덤덤하게 아쉬움을 표현했다.

전훈영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리자 바벨랭에게 4-6(27-28 29-27 26-28 29-26 27-28)으로 져 동메달을 놓쳤다.

지난달 28일 단체전에서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과 함께 10연패의 대업을 합작한 전훈영은 이날 준결승에서 대표팀 에이스 임시현을 만나 결승행이 좌절됐다.

우리나라 '집안싸움'의 희생자가 된 전훈영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목표는 단체전 10연패였다. 개인전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현이와 4강에서 만나 재미있게 경기했다. 이렇게 돼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운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겠다"며 "4강이 시현이와 경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부담이 없었다. 평소에 하던 대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여자 양궁 대표팀은 임시현을 빼고 막내 남수현뿐 아니라 맏언니 전훈영 모두 국제 무대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맏언니로서 팀을 이끌어야 했던 전훈영의 부담이 더 컸다.

전훈영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정말 쉬지 않고 열심히 했다. 후회는 없고, 후련한 마음이 가장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 명 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우리 팀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너무 기쁘다"며 "개인전은 좀 아쉽지만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전훈영은 "내가 계속 잘 쏜다면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큰 대회에 나서는 건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고 덤덤하게 내다봤다.

전훈영이 '마지막 올림픽'을 언급한 건 한국 양궁 내부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함을 알기 때문이다.

전훈영은 "너무 경쟁이 힘들다. 그래도 최선을 다할 거고 열심히 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최강의 위상을 다시 입증한 한국 양궁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줬다.

이어 "한국에서 국가대표가 되려면 6개월 정도 걸리는 선발전 기간 계속 잘해야 한다. 그 과정이 굉장히 어렵고 선수들 실력도 다 한 끗 차"라고 말했다.

한국 양궁의 원동력을 짚어달라는 요청에 전훈영은 "선수들이 잘하는 만큼 연습량도 굉장하다. 아무도 게으르게 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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