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REVIEW] '후반전 캡틴 완장 김민재→교체하자 실점' 뮌헨, 손흥민의 토트넘 2-1 제압…역사적인 맞대결 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박대성 기자]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민재와 손흥민이 다른 팀으로 마주하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이 팀 창단 첫 내한을 했는데, 김민재와 손흥민도 다른 팀에서 역사적인 첫 대결을 했다. 경기 종료 후 웃은 쪽은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과 아시아투어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쟁 팀 다운 '체급'을 보였고, 토트넘은 프리시즌 4연승 이후 유럽 우승 경쟁 팀과 맞대결에서 확실하게 장단점을 파악하게 됐다.
[양 팀 감독 코멘트]
바이에른 뮌헨 콤파니 감독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는지와 훈련장에서 준비한 것들을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토트넘은 강도 높은 경기를 4번이나 치렀다. 우리는 내일 최대한 많은 선수를 기용할 생각이다. 현재 선수들 컨디션을 고려해 출전 시간을 배분하려고 한다. DFB 포칼컵과 독일 분데스리가를 준비해야 하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다. 체력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 정신적으로 얼마나 무장하고 경기를 운영하는지 봐야 한다. 토트넘처럼 좋은 팀과 경기를 통해 체력을 더 끌어 올릴 수 있다.”
토트넘 홋스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프리시즌 투어를 하면서 상당히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내일 좋은 팀과 경기를 하는데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선물하고 싶지만, 다른 쪽으로는 우리가 좋은 경기를 통해서 프리시즌 투어를 잘 마무리하고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동아시아 여름 날씨에 일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날씨에 적응하는 건 어려움이 있지만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한 번 더 무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많이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훈련을 하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무장하고 이런 환경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분명 2024-25시즌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선발 라인업]
바이에른 뮌헨은 마누엘 노이어, 라파엘 게레이로, 김민재, 요시프 스타니시치, 사샤 보이, 조슈아 키미히,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세르쥬 나브리, 토마스 뮐러, 가브리엘 비도비치, 마티아스 텔이 선발로 출전했다.
토트넘은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드 스펜스, 라두 드라구신, 벤 데이비스, 페드로 포로, 파페 사르, 아치 그레이, 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손흥민이 바이에른 뮌헨전에 선발로 뛰었다.
[경기 리뷰]
손흥민은 토트넘 왼쪽 측면에 넓게 벌려 팀 공격을 이끌었다. 김민재는 오른쪽 중앙 수비로 출전해 바이에른 뮌헨 후방을 지켰다. 손흥민은 전반 1분 만에 전방으로 쇄도해 바이에른 뮌헨 박스 안에 파고 들었는데 볼이 골키퍼 노이어 품에 안겼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4분 만에 골망을 뒤흔들었다. 토트넘 포백 라인이 잠시 흔들린 틈을 타 공격수들이 빠르게 압박하며 쇄도했고, 그나브리 슈팅이 골키퍼에 튕겨맞고 흘러나오자 비도비크가 침착하게 밀어 넣어 득점했다.
토트넘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방 빌드업으로 하나씩 패턴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전반 8분 바이에른 뮌헨 수비들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 페널티 박스 앞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볼이 높게 뜨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전반 10분 클루셉스키가 박스 안에서 유려한 볼 트래핑 뒤에 슈팅을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 수비벽에 막혔다.
바이에른 뮌헨은 그나브리를 활용해 토트넘 측면을 허물고 공간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프리시즌 동안 다듬었던 후방 빌드업을 통한 공격 전개를 하려고 했지만, 한 발 빠른 바이에른 뮌헨에 툭툭 끊겨 상대 진영에 진입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한 발 먼저 토트넘 공격을 막은 뒤 코너킥 세트피스로 토트넘 골망을 조준했다. 후방에서 토트넘 공격을 막던 김민재가 코너킥 상황에 박스 안에 올라와 한 차례 헤더로 비카리오 골키퍼를 뚫으려고 했다.
전반 20분 이후에도 바이에른 뮌헨이 공격 주도권을 잡았다. 몸이 풀린 이들은 토트넘 박스 안에서 부드럽게 볼을 주고받았고 그나브리가 골망을 조준했다. 쿨링 브레이크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이 공격을 주도했고 측면에서 툭툭 볼을 전개하며 토트넘 수비 밸런스를 무너트렸다. 손흥민이 토트넘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 볼을 걷어내는 장면까지 있었다.
경기는 소강 상태였다. 클루셉스키가 손흥민과 합작해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지만 생각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후방에서 여유롭게 볼을 뿌리며 '후방 사령관' 다운 모습을 보였다. 전반 38분엔 마티스 텔이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을 조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43분 토트넘 박스 근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직접 프리킥보다 볼을 박스 안에 투입해 약속된 세트피스 움직임을 보였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한 뒤 반대 쪽으로 전환한 이들은 마티스 텔이 툭 밀어차 골대로 슈팅했지만 빗나갔다.
토트넘은 전반 추가 시간 메디슨이 개인 능력으로 바이에른 뮌헨 수비를 제치고 손흥민에게 볼을 전달했다. 손흥민이 흘러나온 볼을 받아 회심의 슈팅을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 수비벽을 뚫지 못했고, 김민재가 추가로 걷어내 공격 기회가 무산됐다.
양 팀은 후반전에 교체로 선수단 컨디션과 경기력을 점검했다. 손흥민과 김민재는 후반전에도 출전했는데 김민재가 노이어의 캡틴 완장을 이어받아 팔에 둘렀다. 토트넘이 공격을 이어갔는데 김민재는 55분 동안 활약한 뒤 에릭 다이어와 교체로 벤치에 돌아왔다.
토트넘이 동점골에 집중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한 방은 매서웠다. 고레츠카가 순식간에 토트넘 진영에 파고 들어가 슈팅을 시도했다. 비카리오 골키퍼에 볼이 맞고 튕겨 나왔지만 낙하 지점을 잘 포착해 침착하게 밀어 넣어 골망을 뒤흔들었다.
토트넘은 루카스 베리발 등 젊고 어린 선수를 활용해 바이에른 뮌헨 진영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아직은 손발이 맞지 않았다. 미드필더에서 볼이 돌지 않으면서 손흥민에게 좀처럼 볼이 가지 않았다. 손흥민은 측면부터 최전방까지 압박을 하면서 어떻게든 바이에른 뮌헨 공격 줄기를 끊으려고 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18분 올리버 스킵 등을 포함한 3명을 투입해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앞선 비셀고베전과 팀K리그전에서 60분 동안 뛰었던 손흥민은 이날에는 60분이 지나도 그라운드 위에 있었다.
토트넘은 교체 투입 후 에너지 레벨이 올라왔고 후반 21분 페드로 포로가 묵직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어 베리발이 전방 압박 이후 볼을 끊어내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만들었지만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은 만회골과 베리발 슈팅 이후 점점 공격 템포를 올렸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오른쪽 측면에서 포로의 오버래핑 후 공격 조합으로 바이에른 뮌헨 진영에 파고 들었다.
손흥민은 75분 동안 뛰고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6만 관중 팬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벤치에 앉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가 교체로 들어온 뒤 전반전 같은 안정감이 사라졌다. 토트넘이 슈팅 횟수를 늘리면서 동점골에 집중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에 꽤 힘든 기색이었다. 토트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본부터 이어온 일정에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보다 덜 힘든 모양새였다.
양 팀은 정규 시간 종료에 임박해서도 온 힘을 짜내 서로의 골망을 겨냥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안쿤나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토트넘 골망을 조준했는데 비카리오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콤파니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지친 선수단을 독려하며 정교하고 빠른 카운터 어택을 주문했다.
잠깐 흐름을 올렸던 토트넘은 추가 시간에 들어가 점점 힘이 빠지는 모양이었다. 후방에서 한 방에 공간 패스를 시도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에 끊겨 박스 안에 진입하지 못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은 5분이었다. 토트넘이 야금야금 올라왔지만 한 방이 부족했다. 경기는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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