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안에 해운대 1등 4성 호텔 목표” 대놓고 선전포고한 이곳 [호텔 체크人]
6월 20일 오픈한 L7 해운대를 이끄는 서광일(51) 총지배인은 수시로 호텔 로비 체크인데스크에 나와 있는다. 직원들과 일하면서 소통하고 업무 관련한 문제는 최대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러자 자연스레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
프런트로 나오면 고객과 접점도 늘어난다. 체크아웃하는 고객에게 불편 사항을 직접 듣는다. 문제도 답도 전부 현장에 있다. 줄곧 그래왔다. L7 해운대가 문을 열고 약 한 달이 지난 시점 부산에서 직접 만난 서광일 총지배인은 “L7 해운대를 1년 안으로 일대 4성 호텔 중 1등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텔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해운대에서 어떤 전략으로 목표를 이루어낼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8년 초반 블라디보스토크 현대 호텔을 인수하면서 현지에서 호텔 리브랜딩 작업을 하고 오픈까지 끝냈다.
아라이 리조트에서는 당시 기획재무팀장으로 일했다. 돈 관리를 하다 보니 모든 부서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아야 했다. 그때 업무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어졌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인력이 너무 부족해 객실과 레스토랑 업무를 돕기도 했다. 그렇게 2년을 보냈다.
그는 “현장에서 체득한 것이 많다.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120곳 이상 호텔을 다니며 공부했다. 호텔 운영이나 경영 업무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만드는 기회가 됐다”고 회상한다.
서광일 총지배인에게 L7 브랜드는 자식과도 같다. 2017년 브랜드팀 초기 팀장으로 일하면서 시그니엘과 L7 브랜드를 구축했다. 2017·2018년 문을 연 L7 강남·홍대 모두 그와 연이 깊다.
첫 번째는 객실 내 먼지였다. 2개월에 걸쳐 모든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L7 강남 전 객실에 공기청정기를 구비했다. 그러자 먼지에 대한 불만이 10분의 1로 줄었다.
체크아웃 당일 투숙객에게 ‘추가 결제가 없을시 1층에 키만 반납하면 체크아웃이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더니 프론트 방문 고객이 40% 이상 줄었고 자연스레 엘레베이터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
좁은 주차장 진입로는 간단한 페인트칠 한 번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한 번에 진입로를 빠져나갈 수 있는 궤적을 따라서 바닥에 표시를 했더니 출차하는데 훨씬 편해졌다.
서광일 총지배인은 지금도 오전에는 현장에 나와서 체크아웃하는 고객에게 불편한 점을 물어본다. 직접 말로 듣는 게 더 깊게 와닿기 때문에 고객과 마주해 이야기를 듣는 편이라고. 불편사항을 해결하면 전반적으로 매출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전 호텔에서 직접 배웠다.
그는 브랜드가 살아나려면 연속성있는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일하는 직원이 계속해서 공간을 가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L7 강남에서 화단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꽃시장에서 직접 식물을 사와 직접 심고 정원을 꾸몄어요. 그때 같이 일한 직원이 지금도 꽃이 필 때마다 사진을 보내옵니다. 참 뿌듯해요.”
L7 해운대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L7 브랜드는 ‘지역성(로컬)을 담아낸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고 답했다.
시설면에서도 주변 호텔과 차이를 보인다. 무료 무인 물품 보관함과 게스트 팬트리는 고객 반응이 특히 좋다. 30㏌ 캐리어를 넣을 수 있는 특대형 보관함이 총 130개나 된다.
객실에서도 기존 L7 호텔과 차이가 난다. L7 중에는 해운대에만 유일하게 온돌 주니어 스위트가 있다. 몇몇 객실에 단차를 둔 것은 개방감을 주기 위해서다. L7 해운대 객실에는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오션뷰’는 없다.
건물 자체가 바다를 살짝 비낀 각도로 있기 때문에 ‘사이드 오션뷰’를 볼 수 있다. 창을 옆으로 틀고 단차를 내려 더 개방감있게 바다를 볼 수 있도록 객실을 꾸몄다.
롯데는 L7 해운대를 오픈하면서 서면 롯데호텔, 해운대 시그니엘로 이어지는 4·5·6성급 브랜드 라인을 구축했다.
해운대 주변 호텔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우려에는 “시장 전체로 놓고 보면 분명히 비어있는 틈새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5성 호텔은 20만 원 후반부터, 6성은 30만 원대 부터로 가격을 형성했다. 10만 원 후반에서 20만 원 초반 가격대 시장을 파고들자는 계산이 섰다”고 답했다.
그는 “중간 가격대에서는 신라스테이 해운대가 독식을 할 수 있는 구조였다. 브랜드파워도 있고 입지도 좋으니까 가능했다. 이 시장에 L7 해운대가 도전장을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색다른 공간, 차별화한 감성 등 L7이 강한 요소가 분명히 있습니다. 호텔이 단순 잠자고 나가는 곳이 아닌, 문화적 영감을 주는 장소라는 의미에서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운대(부산) =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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