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였는데...백웅기 내친 인도 양궁, 노메달로 대회 마감

김민기 기자 2024. 8. 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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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웅기 감독. /X

황당한 이유로 백웅기 감독을 내친 인도 양궁 대표팀이 결국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양궁 여자 국가대표 남수현(19)은 3일 프랑스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인전 8강에서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30)에 세트 점수 6대4로 승리했다.

쿠마리는 이번 대회 마지막까지 남은 인도 양궁 선수였다. 앞서 인도 남녀 단체팀은 각각 8강에서 탈락했고, 혼성 단체전은 동메달전에서 미국에 패했다. 남은 남자 개인전 선수도 없다.

인도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위해 파리로 향한 후 황당한 일로 구설수에 올랐다. 백웅기 인도 감독이 지난달 파리로 향했는데, 인도양궁협회로부터 “올림픽 감독의 역할에서 제외됐으니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백 감독은 다시 돌아갔다.

인도양궁협회는 출입 카드를 백 감독에게 주지 않는 상식 밖 행동을 했다. 감독 등이 올림픽 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AD(Accreditation)카드’가 있어야 한다. 인도 양궁 대표팀에는 4장의 AD카드가 분배됐고, 수장에게 가장 먼저 돌아가는 게 맞는다. 하지만 백 감독을 배제한 것이다. 이후 ‘인도양궁협회가 협회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는 물리치료사를 출입시키려 백 감독을 제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백 감독은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굴욕적이며,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워했다. 백 감독은 “나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인도 대표팀과 2년 동안 훈련해 왔다. 올림픽을 며칠 앞두고는 더 발전해가고 있었다”며 “메달을 따기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백 감독은 2012년 한국 여자 대표팀을 지휘해 2개 금메달을 딴 바 있다.

이번 대회 인도 대표팀 전력은 나쁘지 않았다. 이날 남수현과 겨룬 쿠라미는 여자 리커브 세계 랭킹 12위. 남자 디라즈 봄마데바라(23) 역시 리커브 12위다. 그리고 인도는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전으로 양궁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비록 올림픽 정식 종목인 리커브는 아니었지만, 인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기계식 활) 종목에서 5종목 금메달을 모두 가져갔다. 양궁 금메달 10개 중 4개를 가져간 한국보다 종합 순위가 높았다. 리커브에서도 남자 단체전은 결승까지 올라 한국과 겨뤄 준우승했다. 이후 인도 주요 궁사들의 리커브 랭킹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등, 흐름이 좋아 인도는 이번 대회 대표적 다크호스로 꼽혔다.

하지만 백 감독 경질 이후 여자 단체 경기에서 4점을 쏘는 등 황당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아무런 수확도 거두지 못하고 짐을 쌌다. 백 감독이 떠난 후엔 남녀 대표팀 코치가 팀을 지휘했다고 한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약 2년 동안 팀에 색채를 입힌 수장을 큰 대회 직전 터무니없이 내쳤다. 이후 분위기를 제대로 수습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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