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락 에너지 “어메이징”…더위 식힐 ‘의료 쿨 버스’ 인기 폭발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열정적인 ‘락 에너지’가 인천은 물론,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로 뻗어나갔다. 이승윤 등 인기 국내 아티스트는 물론 노르웨이 출신 GIRL IN RED까지 관객들의 환호에 “어메이징”을 연발하며 감탄했기 때문이다.
인천시 주최, 인천관광공사와 경기일보가 공동주최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제19회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2일째에도 아티스트의 공연에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관객들은 워터 캐논을 통해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 벼락을 맞으며 폭염을 이겨내고, 곧바로 노래 후렴구를 따라 부르면서 하늘 높이 뛰며 락의 열정을 쏟아냈다.
특히 관객들의 시민문화를 빛을 내고 있다. 행사장 곳곳에 있는 식음료(F&B) 부스에서 구입한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즐긴 뒤, 이를 음식물과 플라스틱 페트병 등으로 분리수거해 재활용 부스에 반납하면서 친환경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 이승윤, GIRL IN RED… “숙취없는 꿈을 꾸고 싶어 숙취없는 꿈”
3일 오후 4시 10분, 메인무대에는 TV 프로그램 싱어게인 초대우승자로 이름을 알린 이승윤이 4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이승윤은 당시 TV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 보인 수줍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한껏 능숙한 모습으로 무대를 휘저었다.
노래 ‘폭죽타임’을 시작으로 3곡을 내리 부른 뒤 이승윤은 “어제 친구가 펜타포트 부수고 오라고 했는데, 자신은 없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이어 “다 함께 즐겨보자”라고 말한 뒤 다음 곡을 이어갔다.
관객들은 얼굴도, 곡도 익숙한 뮤지션이 호응을 유도하자 음악에 몸을 맡기며 무대를 즐겼다.
음악에 맞춰 간간히 쏘는 워터캐논에 관객들은 더위를 식히며 지치지 않고 환호했다. 특히, 누가 시작했는지 모를 관객 기차놀이는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 줄 모를 정도로 길게 이어졌다. 관객들은 이 순간 모두가 친구이고, 락으로 하나 된 악동(樂同)이었다.
때를 놓치지 않고 이승윤은 무대 위에서 관객과 함께하는 곡으로 유명한 ‘비싼 숙취’를 선보였다.
이승윤은 관객들이 해야 하는 부분을 설명했고, 찰떡같이 알아들은 관객들은 이승윤과 함께 호흡하며 무대를 즐겼다.
“숙취없는 꿈을 꾸고 싶어 숙취없는 꿈” 이승윤이 선창하면 관객들이 돌림노래처럼 같은 멜로디를 따라 불렀고, 무대 디자인팀은 워터캐논에 빛을 쏴 인공적인 무지개를 만들어내며 광란의 무대를 연출했다.
이어 메인무대 5번째 주자로 노르웨이 출신 GIRL IN RED가 올랐다. 리허설이 없었던 터라 이승윤의 공연이 끝난 뒤 조용했던 무대 앞은 공연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관객들로 가득찼다.
첫번째 곡을 끝내고 짧게 “thank you so much”라고 인사를 건넨 GIRL IN RED는 2번째 곡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잘 알려진 ‘bad idea!’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락의 세계로 인도했다.
보컬 마리 울벤 링헤임(Marie Ulven Ringheim)은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부르자 즐거운 듯 방방 뛰며 기타를 치는 동시에 노래를 불렀다.
GIRL IN RED 무대에는 이날 가장 많은 워터캐논이 발사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낮의 더위로 지쳐가는 듯 보였던 관객들도 GIRL IN RED 음악에 다시 생기를 되찾은 듯 호응하기 시작했고, 한눈에 보기에도 많은 관객들이 메인 무대를 찾았다.
이미 자신의 인스타그램으로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 한 GIRL IN RED는 퀴어음악을 대표하는 ‘you need me now? girlfriend’도 과감하게 선보였고, 관객들은 편견없이 이를 함께 즐겼다.
경기도 김포시 김민지씨(33)는 “락은 락일 뿐, 동성애든 양성애든 그 무엇도 가리지 않는다”라며 “그저 이 순간만을 즐기면 되고, 나머지는 개개인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GIRL IN RED는 관객들을 향해 “당신들 에너지에 놀랐다”며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다시 방문하겠다”고 2차례나 약속했다.
이들은 무대를 마친 뒤, 한국 공연임을 신경 쓴 듯 허리를 숙여 관객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 연정, Golden Mammoth…몸과 마음 모두 시원한 무대, 떼창도 잇따라
싱어송라이터 연정이 서드무대(글로벌 스테이지) 4번째 무대에서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였다. 공연 시작 전부터 무대 위에 연정의 실루엣이 드러나자 관객들은 환호했고, 드럼 소리가 들리자 환호는 더욱 커졌다. 연정은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장려상을 수상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은 실력파답게 관객들 호응을 능숙하게 이끌었다.
연정의 시원한 가창력과 돔 공연장인 서드 무대 안 에어컨의 찬 바람이 어우러져 관객들은 더욱 시원하게 공연을 즐겼고, 관객들은 뜨거운 한낮 여름 기온을 잊고 무대를 즐겼다.
특히 연정이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를 부르자 관객 수백여명은 이를 함께 따라 부르며 떼창했다. 연정은 이 노래를 비롯해 ‘놀이터’와 ‘전하고 싶은 말은’, ‘시간에 대하여’, ‘숨바꼭질’, ‘머피의 법칙’ 등을 불러 관객을 흥분시켰다.
연정은 “펜타포트 무대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즐겼으면 좋겠다”며 “지금 이 공연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드무대 마지막 무대는 빨간 옷을 입고 등장한 5인조 밴드 Golden Mammoth가 맡았다. Golden Mammoth는 말레이시아 대표 사이키델릭 밴드를 증명하듯 환각적인 분위기의 노래들을 선보였다.
관객들 호응에 흥이 오른 Golden Mammoth 일부 멤버들은 상의를 벗고 춤을 추며 연주했다. Golden Mammoth는 관객들에게 “뜨겁게 호응해 줘 너무 행복하다”며 “펜타포트와 인천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이날 Golden Mammoth는 ‘PLACES’, ‘THE HOLY WAR’, ‘TO SAY’, ‘WEEPING WATER’, ‘NOSTALGIA’, ‘LAP OF LUXURY’, ‘IF ONLY’ 등을 불렀다.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파란노을… 무더위를 뛰어넘는 서클핏과 흥겨운 춤사위
뜨거운 태양빛이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비춘 3일 오후 3시30분 세컨무대에 3번째 뮤지션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등장, 무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들은 ‘여름밤’, ‘불발’, ‘활명수’, ‘봄에 핀 꽃’, ‘소행성’, ‘사과’ 등을 연주했다. 몽롱하고 환각적인 느낌을 주는 락을 구사하는 이들의 변화무쌍한 리듬과 흥겨운 북, 드럼 소리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리듬에 맞춰 뿜어져 나오는 워터캐논과 불꽃은 관객들을 락의 중심으로 안내한다.
관객들은 “새까만 먹구름이”라는 구절에 맞춰 저마다 손을 들고 발을 구르면서 춤을 추는 등 무대를 즐겼다. 일부 관객들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펜타의 민족’, ‘나락도 락이다’ 등이 적힌 대형 깃발을 중심을 대형의 원을 만들어 빙빙 돌면서 뛰어노는 ‘서클핏’을 이루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보컬 조웅은 “오늘은 정말 쉽지 않은 날씨”라면서 “여기까지 와 뛰어 노시는 관객분들이 너무 대단하지만 자주 물을 마시면서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며 웃어 보였다.
더위가 어느 정도 가신 오후 5시. 파란노을이 4번째 무대를 장식했다. 파란노을은 “여전히 날이 더우니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을 느낀다면 지체없이 의료부스를 찾으라”며 “주최측이 준비한 멘트를 그대로 읽는 건 여기까지 하고 즐겨보자”며 공연을 시작했다.
파란노을은 디지털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무대와 하나가 된 것 같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들은 격렬한 샤우팅으로 공연을 이끌어 나갔다. 관객들은 샤우팅이 시작될 때 마다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특히 짙게 깔리는 기타와 서정적인 가사와 분위기로 인기가 많은 파란노을의 대표곡인 ‘아름다운 세상’을 연주하자 노래에 빠진 관객들은 서로 합을 맞춘 듯 손을 양옆으로 흔들었다.
이날 파란노을은 ‘황금빛강’, ‘아름다운 세상’, ‘아날로그 센티멘탈리즘’, ‘우리는 밤이 되면 빛이 난다’, ‘청춘 반란’, ‘흰천장’ 등 6곡을 선보였다.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모저모
■ 맛있는 음식도 먹고, 환경도 지키자…역대급 친환경 축제 ‘우뚝’
“맛있는 음식도 먹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니 뜻깊습니다.”
3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 안 식음료(F&B) 부스에는 음식과 간식을 담은 청록색 다회용기가 가득하다. F&B 부스뿐만 아니라 행사장 곳곳을 찾아봐도 일회용품은 거의 없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친환경’ 등을 핵심 가치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 사용과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장에선 음식을 다 먹은 뒤 청록색 다회용기를 반납하는 관객들과 투명색 플라스틱 물병을 분리수거하는 관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 바닥에 버린 플라스틱병을 주워 분리수거 한 강민지씨(27)는 “다른 행사장을 가면 일회용품을 주로 사용하고,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즐겁게 놀면서도 환경을 파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다회용기만 사용 가능해 환경 걱정 없이 무대를 즐길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이같이 관객들이 불편함 없이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다회용기 반납이 가능한 부스가 곳곳에 있고,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친절함이 큰 몫을 했다. 다회용기 반납 부스에서 만난 A씨는 “하루종일 수만명의 다회용기 반납을 돕는 게 쉽지 않지만 환경을 위한다는 마음에 힘을 내고 있다”며 “관객들도 친절하고, 반납 방법을 잘 지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 휴식도 락이다… 더우면 쉬어가는 ‘의료 쿨 버스’
“의자는 편하고 시원하니까 너무 좋네요.”
3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 곳곳에 무더위로 지친 관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인 ‘의료 쿨 버스’를 운영했다. 의료 쿨 버스는 기존 ‘쿨존쉼터’의 단점을 보완했다. 언제든지 이동해 특정 장소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도록 분산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의료 쿨 버스를 이용한 A씨(32)는 “햇볕이 뜨거워 잠깐 쉬려고 왔다”며 “일단 버스 의자가 푹신푹신하고 시원하니 쉬기 좋다”고 말했다.
버스가 지닌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운영에도 공을 들였다. 소음이나 매연 탓에 주변 관객들이 피해를 입을 지 몰라서다. 이에 의료 쿨 버스는 관객 동선에 영향을 적게 주는 장소에 정차하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장소는 운행을 금지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운영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고온에 노출되는 관객들 체온을 조절하고자 쿨 버스를 준비했다”며 “버스 연료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관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세심히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인엽 기자 yyy@kyeonggi.com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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