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인 "태극기 올려서 정말 기뻐…부담 싹 씻겨 가더라"

박재연 기자 2024. 8. 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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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인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에 8번째 금메달을 선사한 양지인(한국체대)은 사격 대표팀에서 '기복 없고', '대담하며', '쿨한' 성격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처음 밟은 올림픽 무대는 양지인에게도 쉽지 않은 자리였습니다.

양지인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서 "너무 긴장해서 경기장 나오는 데 속이 안 좋더라. 심장이 너무 떨려서 '이게 올림픽이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양지인은 이날 결선에서 경기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간 뒤 계속해서 순위표 꼭대기를 지켰습니다.

경기 막판에 홈팬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가 맹추격해 동점으로 정해진 10시리즈 사격을 마쳤으나 슛오프에서 4-1로 이겼습니다.

양지인은 "슛오프 가서 엄청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그게 헛되지 않도록 했다"면서 "슛오프 도중에는 상대가 한 발씩 쏘는 결과가 저절로 눈이 가더라. '제발 한 발만 (놓쳐라)' 이러면서 경기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관중들은 양지인과 예드제예스키가 슛오프에 돌입하자 예드제예스키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습니다.

양지인은 "본선 때도 제 바로 뒤가 프랑스 선수였다.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관중들이 환호하더라. 그래서 결선도 똑같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응원받는 친구는 저보다 두 배로 떨릴 테니까 저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긴장감으로 짓눌리던 와중에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 금메달을 목에 건 양지인은 시상식에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듣고 모든 보상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양지인은 "파리 (올림픽)에 태극기를 올려서 정말 기쁘다. 솔직히 부담 많이 됐는데, 태극기가 올라가니까 싹 씻겨 내려가더라"며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행복하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금메달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도 열심히 도전하겠다. 이곳이 저의 시작이라고 봐달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습니다.

금메달을 따고 부모님과 가족, 코치 등 많은 사람이 머리에 떠올랐다는 양지인은 자신만의 루틴을 공개했습니다.

양지인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도, 기자회견에서도 파리가 아닌 샤토루에서 경기를 펼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파리를 즐기지 못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양지인은 "샤토루에서 저만 행복하면 됐다. 그래도 파리에 가면 예쁜 것도 사고, 구경도 하고 싶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조금은 내려놓고 둘러보고 올라가야겠다"며 웃었습니다.

다른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공기권총 오예진(IBK기업은행)이 마라탕, 공기소총 반효진(대구체고)이 마라탕과 떡볶이를 이야기한 것과 다르게 양지인은 '밥 그 자체'를 꼽았습니다.

양지인은 "한국에서 가져온 여러 부식을 먹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우리 쌀로 지은 밥을 먹고 싶다. 그리고 집밥을 먹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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