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엔씨 주가 엇갈린 까닭, '웨스턴 드림'이란 변수 [IT+]

김다린 기자 2024. 8. 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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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 언더라인
퍼스트 디센던트 스팀서 흥행
콘솔 공략한 시프트업의 IPO
부진한 K-게임 실적·주가
서구권 공략 여부가 관건
한국 게임업계가 서구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사진=뉴시스]

2024년 여름, 한국 게임업계에서 두개의 이슈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나는 넥슨의 신작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가 흥행가도에 올라탄 것이다.

이 게임은 지난 7월 2일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출시 직후 동시 접속자 수 22만명, 플랫폼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출시 6일차엔 동시 접속자 26만명을 돌파했다. 또다른 플랫폼 '콘솔(플레이스테이션ㆍ엑스박스)'에서의 활약을 제외한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성적은 더 뛰어났을 게 분명하다.

두번째 이슈는 게임사 시프트업의 성공적인 상장(7월 11일)이다. 게임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공모시장의 열기도 뜨뜻미지근한 상황에서 진행한 기업공개(IPO)였는데, 예상외로 결과가 괜찮았다.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치솟은 건 아니었지만, 국내 상장 게임사 가운데 크래프톤과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어 4위 규모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43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도 성공했고, 창업 11년 만에 대형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의 실력도 인정받았다.

■ 두 이슈의 공통분모 = 흥미롭게도 두 이슈의 배경엔 '글로벌 게임산업 빅마켓' 북미ㆍ유럽 고객이 있다.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는 서구권 유저 비중이 높은 스팀이나 콘솔에서 활약하고 있다. 게임사 '시프트업'이 순조롭게 IPO를 꾀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의 최신작 '스텔라 블레이드'가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으로 출시돼 서구권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 게임이 서구권 시장을 공략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K-게임의 수출은 주로 아시아, 특히 중국에 몰려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최대 수출 지역은 중국(30.1%)이었다. 이어 일본(14.4%)과 동남아(14.2%), 대만(12.0%) 순으로 아시아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북미(11.5%)나 유럽(9.8%) 수출 비중은 20% 안팎에 불과하다.

■ 새로운 블루오션 = 이렇게 북미ㆍ유럽은 불모지나 다름없지만, 시장 규모는 크다. 북미와 남미, 유럽의 게임 산업 규모를 모두 합치면 글로벌 시장의 50.0%에 달한다.

그간 한국 게임사가 주력했던 모바일 게임의 성장성이 한계를 보이는 만큼, '서구권 시장'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사의 실적과 주가가 서양권 공략 수준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를 출시한 넥슨게임즈는 지난 8월 2일 2만8500원에 마감했다. 8월 1일 장중엔 3만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초 이 회사 주가는 1만4890원에 불과했는데, 어느덧 3만원에 육박하면서 90.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구권 지역에서 1790억원의 매출을 올린 크래프톤의 올해 주가 상승률도 48.50%(8월 2일 종가 기준)으로 훌륭하다. 미주ㆍ유럽 지역의 매출이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는 펄어비스 역시 올해 특별한 신작을 내놓은 것도 아닌데 연초 대비 주가가 올랐다(7.48%). 두 회사가 만든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검은사막(펄어비스)' 등은 한국 게임을 서구 시장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했다.

반대로 서구권에서 활약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엔씨소프트(-27.03%), 카카오게임즈(-25.53%) 등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모바일 앱마켓 순위가 게임사의 경쟁력을 결정하던 시대는 옛말이 됐다. 북미ㆍ유럽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면서다. 과연 누가 '웨스턴 드림'을 이뤄낼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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