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발끈한 김정은 "적들의 쓰레기 언론"…주일미군, 작전권 장착
<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스포츠와 인도주의 모두, 정치·군사 문제와는 별개입니다.
물론, 원칙과 현실 사이엔, 괴리가 있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 보겠습니다.
파리 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스포츠 정신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시상대에 오른, 탁구 선수들이,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압록강 주변, 북한 주민들이,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구호물자 지원을 위한, 협의를 제안했습니다.
주일미군에 작전권이 부여됩니다.
한반도와 대만 등, 역내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조치입니다.
독일은, 평택에 본부를 둔, 유엔사의 회원국이 됐습니다.
[앵커]
우리 올림픽 대표단이 파리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대표팀은 현재까지 총 세 개의 메달을 확보했죠?
[기자]
먼저 탁구 혼합 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북한엔 8년 만에 첫 올림픽 메달입니다.
이어 수요일엔 다이빙 여자 싱크로, 10미터 플랫폼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이 은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노동신문이 짧은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 제33차 올림픽 탁구와 물에 뛰어들기 경기에서 메달 쟁취"라는 제목을 달아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여자 복싱 54킬로그램급에 출전한 방철미 선수도 일단 동메달을 확보했습니다.
내일 열리는 준결승 결과에 따라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데요.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3, 4위 모두에게 동메달을 줍니다.
우리 임애지 선수도 같은 체급에서 동메달을 확보했는데요.
결승에서 남북한 선수가 맞붙을 수도 있겠습니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 때는 임애지 선수가 방철미 선수에게 판정패 한 바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시상대에서 남북한 탁구 선수들이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화제가 됐습니다.
[기자]
그렇죠,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와 대조를 이루면서, 주요 외신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탁구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딴 남북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셀카를 찍는 장면인데요.
최근에 쓰레기 풍선이나 확성기 방송 등 대치 국면 소식을 많이 전해드렸는데, 올림픽을 계기로 잠시나마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아시듯이, 이게 '빅토리 셀피'라고 메달리스트들이 올림픽 후원사인 삼성이 제공한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이벤트입니다.
혹시나 북한 선수들이 거부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흔쾌히 응하면서 흔치 않은 장면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올림픽 정신,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공교롭게도 종목이 탁구여서 과거 미국과 중국 간 핑퐁 외교를 떠올리신 분들도 계실 거 같습니다.
[기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 공영 라디오 NPR 등이 남북 선수들의 셀카 소식을 전하면서 스포츠 외교를 조명했는데요.
1971년이죠.
미국 탁구 선수단의 베이징 방문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전환점이 됐습니다.
소위 '죽의 장막'을 깨고 1979년 미·중 수교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핑퐁 외교로 불리는데요.
당시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는 "작은 탁구공이 큰 공인 지구를 흔들 정도로 중요하다"는 말도 남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앞으로도 남북한 선수들 모두의 선전이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에선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꽤 심각하다는 안타까운 뉴스도 전해졌는데요.
[기자]
신의주 등 중국 접경지, 압록강 유역에서 큰 물난리가 났습니다.
평안북도와 자강도에서 드러난 것만 수천 채의 살림집이 물에 잠기고, 주민들이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북한이 겪은 최악의 수해 중 하나라는 평가입니다.
인명 피해 언급도 했는데,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상자가 꽤 많을 거로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북한 관영 매체는 김정은 총비서가 수해 현장을 누비며 피해 수습을 챙기는 모습만 집중적으로 내보냈습니다.
[앵커]
관련 사진을 보니까, 전용 열차와 차량과 고무보트까지 등장시켜 다양한 그림을 연출했더라고요.
[기자]
신의주로 가는 전용 열차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했습니다.
피해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사회 안전 담당 포함, 당 간부 세 명을 경질했습니다.
이어, 말씀하신 대로 SUV와 구명보트를 타고 수해 현장을 둘러보는 영상과 사진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인구가 20~30만인 신의주 쪽이 압록강과 서해가 만나는 곳에 있어서 상습 수해 지역입니다.
국경 바로 넘어 단둥에 비해 지대까지 낮아서 홍수가 잦다고 합니다.
인근 의주군 일대 섬, 특히 황금평과 위화도 등도 물에 잠겼습니다.
고려말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자, 우리 정부가 긴급 구호물자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실제 정부 차원의 대북 수해 지원은 2010년이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대한적십자사의 발표 형식으로, 이재민에 대한 위로 메시지를 냈습니다.
동포애의 견지에서, 긴급 물자를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에 지원 품목과 방식에 대해 협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공식 반응은 아직 없습니다.
대신 김정은이 인명피해가 천 명을 넘는 거 같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침수지역 구조 활동에 참여한 공군 부대를 어제 방문했는데요.
"쓰레기 언론의 날조를 보니, 서울 것들의 음흉한 목적은 뻔하다"면서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김정은 국무위원장겸 노동당 총비서의 모습을 담은 여러 화면을 보셨는데요.
우리 정보 당국에선 건강 이상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거 같습니다.
[기자]
올해 마흔 살인 김정은의 키가 170센티미터이고, 몸무게는 140킬로그램 정도로 추정된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초고도 비만이죠.
한때 살을 좀 뺀 거 같았는데, 다시 찐 거로 보입니다.
그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 피우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는데요.
가족력인 심장, 혈관 질환과 당뇨 증세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습니다.
기존 복용 약으로는 해결이 안 돼서, 해외에서 치료제를 찾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의 신변과 신상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겁니다.
[앵커]
자연스레 북한 내 권력 후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국정원은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후계 수업을 받는 거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한동안 공개 행사에 자주 데리고 나왔죠.
김주애가 10살이나 11살로 추정되는데, 이미 후계 수업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입니다.
특히, 호칭 변화를 근거로 삼았습니다.
최근에 '향도'라는 표현을 쓰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향도는 혁명 투쟁의 방향으로 이끄는 지도자를 뜻합니다.
김주애가 2022년 11월 ICBM 발사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북한 매체의 호칭이 '사랑하는 자제분' '존귀하신, 존경하는'을 거쳐, '샛별 여장군' 이제 '향도'로까지 진화한 겁니다.
[앵커]
김주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는 거 같습니다.
이름이나 나이가 공식 확인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김정은의 자식과 관련한 정보는 2013년에 전 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의 평양 방문 후에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당시 김정은 부부와 만났고, 주애라는 딸아이도 안아봤다고 전했습니다.
설이 분분한데요.
이름 대신 '저희 애'라고 소개했는데 '주애'로 와전됐다는 얘기도 있고, 이름을 물어봤는데 '주애' 또는 '지애'라고 답했다는 풍문도 있습니다.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김주애를 후계자로 간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일종의 세자인 오빠가 해외 유학 중인데, 신변 보호를 위해 김주애를 밖으로 내세웠을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무엇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세습으로 여성이 지도자가 된 적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과 리설주가 2009년경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슬하에 아들도 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앵커]
동북아 안보 환경도 좀 짚어보겠습니다.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의 역할과 위상에 변화가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바뀌는 건가요?
[기자]
이번 주에 미국과 일본의 외교. 국방 장관이 도쿄에 모였습니다.
일명 투 플러스 투 정례 회담인데요.
5만 5천 명 규모의 주일미군에 평시, 전시 작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하와이에 있는 인도. 태평양 사령부의 지휘를 받는데요.
앞으로는 통합군 사령부를 창설해서, 기존 행정이나 지원 업무 이외에도 독자적인 작전 계획과 이행이 가능하게 하려는 겁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주일미군 창설 이래 가장 큰 변화이자, 미일 동맹의 이정표"로 평가했습니다.
당초 쓰리 스타 중장급인 주일미군사령관 계급을 주한미군사령관처럼 별 네 개인 대장으로 올리는 방안도 제기됐지만, 일단 삼성급으로 유지키로 했습니다.
결국, 미일 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 견제가 주목적일 거고요.
한반도나 대만, 남중국해 유사시 신속한 작전을 위한 조치로 봐야겠습니다.
[앵커]
북중 간 군사 협력도 그렇고, 동북아 안보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 독일이 유엔군 사령부에 가입했습니다.
이것도 역내 안보에 함의가 꽤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독일이 유엔사의 열 여덟번 째 정 회원국이 됐습니다.
독일 국방 장관이 방한해, 어제 평택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가입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유엔사가 6.25 전쟁 발발 직후에 창설돼서, 정전 협정 이행 관리와 유사시 대응 지원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미국이 유엔사의 역할을 확대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데요.
6.25 전쟁 당시 유엔 깃발 아래 전투병과 의료지원팀을 보낸 총 22개국에 유엔사 가입 자격이 있습니다.
당시 유엔 회원국이 아닌 서독은 파병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정전 협정 체결 이후에 별도 의료지원단을 보냈죠.
2018년에 의료지원국으로 지정돼서 이번에 유엔사 회원이 된 겁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유럽의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독일이 분단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줄곧 유엔사를 수명이 다한 불법 유령 조직으로 치부해왔습니다.
미국 손아귀에 있는 단체로 이제는 유엔과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이름을 도용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동북아 및 인태 지역 안보에서 유엔사의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진화할지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앵커]
김정은 총비서가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이른바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려 애썼는데요.
2천 400만 북한 주민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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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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