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감동시키려는 자’…김민종은 4년 뒤 LA에서 ‘금메달’을 꿈꾼다[파리올림픽]
3일(한국시간) 한국 유도의 역사를 새로 쓴 김민종(24·양평군청)은 아쉬움이 짙게 밴 눈물을 흘렸다. 금메달을 향해 달려온 3년, 그의 목엔 은빛 메달이 걸렸다. 김민종은 이날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100㎏ 이상급 결승전에서 테디 리네르(프랑스)에게 정규시간 종료 16초를 남겨두고 허리후리기에 당해 한판패했다.
‘프랑스 유도 영웅’ 리네르는 세계선수권 11회 우승자이자, 이 대회 전까지 올림픽 금메달을 2개 딴 최중량급 세계 최강자다. 올해 5월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정상에 오르며 기량을 꽃피운 김민종은 프랑스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도 주눅 들지 않고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경기 막판 기습적으로 오른발을 거는 리네르의 완벽한 기술에 당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민종의 얼굴엔 이미 눈물을 쏟은 흔적이 역력했다. 그는 “많이 아쉽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비록 결승전에서 패했지만. 김민종은 한국 유도 최중량급 최초의 은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파리 올림픽 전까지 한국이 이 체급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동메달이다.
키 184㎝, 체중 135㎏의 김민종은 한국 선수로는 좋은 신체 조건을 갖췄지만, 세계무대에선 그리 특별하지 않다. 이날 맞붙은 리네르의 키는 203㎝다. 김민종은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 올림픽 결승 무대를 밟아 은메달을 따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선 16강전에서 탈락했다.
두 번째 올림픽에서 귀중한 메달을 목에 건 그는 “국가대표라면 성장해야 한다. 지난 올림픽보다 발전했다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 순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은 금메달을 따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역사를 쓰기에는 아직 숙제가 많이 남은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경기장엔 리네르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만원 관중이 몰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직접 경기장에 방문해 리네르에게 힘을 보탰다.
김민종은 “응원 소리가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며 “‘나를 위해 함성을 질러주시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의연함을 보였다. 김민종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하늘을 감동하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아직 하늘을 덜 감동하게 한 것 같다”며 “부모님만 감동한 것 같은데, 하늘은 이 정도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깨달음을 전했다.
김민종은 이제 4년 뒤 LA 올림픽을 바라본다. 그는 “유도를 시작할 때 꿈이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꼭 그 종지부를 찍고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하늘을 감동시키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LA에선 확실하게 감동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말을 하는 김민종의 입가엔 옅은 미소가 번졌다. 다시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보다 기대감을 느끼는 자의 표정이었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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