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美 초토화시킨 펜타닐...제약회사 ‘조작’서 시작됐다 [지식人 지식in]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벤 웨스트호프는 지난 4월 매경 명예기자 리포트 ‘美 덮친 좀비마약 펜타닐, 韓도 안전지대 아니다’라는 기사를 통해 마약에 중독된 미국 사회의 심각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올 한해 매경 명예기자로 활동하는 웨스트호프와 중남미 지역 마약 카르텔의 실상을 파헤친 탐사보도로 이름을 알린 프리랜서 기자 데보라 보넬로가 오는 9월 제25회 세계지식포럼을 찾습니다. 두 프리랜서 기자는 ‘마약과의 전쟁’ 세션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마약 중독 문제의 심각성과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할 예정입니다.

펜타닐 중독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오피오이드 위기’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피오이드 위기는 펜타닐이 아닌 옥시콘틴 서방정(서서히 녹아 약효가 나타나는 약의 형태)이란 약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퍼듀파마 경영진은 말기암 환자들이 먹어야 할 진통제를 일반인들에게도 판매하기 위해 옥시콘틴을 보건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평범한 전문의약품으로 승인을 받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퍼듀파마는 마약인 옥시코돈과 달리 옥시콘틴 서방정은 통증을 잡아줄 정도로만 약물이 느리게 체내로 흡수되기 때문에 중독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작된’ 임상실험 결과를 내놓습니다. 또한 로비를 통해 의사들이 제약사에 유리한 증언을 내놓도록 만들었죠. 이 약은 중독 문제가 없다는 거짓 광고 또한 대대적으로 내보냈습니다. 한국과 같은 의료보험제도가 없어 병원비가 비싸게 나오다보니 환자들이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는 미국의 현실을 악용한 것입니다.
결국 제약사의 의도대로 시중에 마약성 진통제가 넘쳐나면서 중독자들이 급증하게 됩니다. 치료가 끝나 더 이상 처방을 받을 수 없었던 옥시콘틴 중독자들이 길거리 마약상들에게 의존하게 됐죠. 그로 인해 옥시콘틴과 같은 오피오이드계 마약 헤로인 판매가 급증하게 됩니다.

마약상들은 중독자들이 찾는 가짜 옥시콘틴을 만드는 과정에서 헤로인을 사용했는데, 헤로인의 값싼 대체제인 펜타닐에 주목하게 됩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저렴한데다 만들기 쉬웠고, 무엇보다 중독성이 더 강했습니다. 중독자들이 마약에 더 의존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다수의 마약중독자들이 마약에 취한 채 길거리를 배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미국 하원의 미중전략경쟁특위는 지난 4월 ‘펜타닐 위기에서 중국 공산당의 역할’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세금 환급을 통해 불법 펜타닐 원료, 기타 합성 마약의 생산 및 수출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는 펜타닐 원료 및 합성 마약을 공개적으로 밀매하는 기업들에 금전적 보조금과 포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나름대로 마약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펜타닐 전구체 일부 판매업체를 폐쇄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펜타닐 원료를 공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 마약단속국은 펜타닐 전구체 단속 캠페인을 벌여 온라인 스토어 1000여개의 문을 닫게 만들었고, 미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은 중국 공안은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용의자를 체포했습니다.
중국의 이같은 노력은 미국과의 호의적인 관계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즉 관세, 대만 문제 등으로 미중 관계가 경색될 경우 중국이 언제든 마약 문제에 눈감을 수 있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는 것이죠.


보넬로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남미의 경제사회적 문제들이 여성들을 범죄 조직에 가담하게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여성들에게) 조직 범죄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지만 많은 여성들이 속한 노동자 계층, 특히 시골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다면 일자리를 얻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조직범죄는 다른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권한 그리고 지위를 부여해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보넬로는 BBC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중남미인들은 조직 범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거나 영향을 받은 사람을 알고 있다”며 “조직 범죄는 중남미의 공공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 중요한 점은 (영화나 드라마 등) 그들을 미화하는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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