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경찰에만 ‘강간 피해자 낙태 승인권’ 부여 논란

김대기 기자(daekey1@mk.co.kr) 2024. 8.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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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경찰에만 강간 피해자의 낙태를 승인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이 도입되자 여권 신장 활동가들이 퇴행적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여성들이 강간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경찰만이 발급할 수 있는 문서를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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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권리 단체 “피해자에 도움 안되는 퇴행적 규정”
‘세계 여성의 날’ 여권보장 시위를 벌이는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모습. [사진 = EPA 연합뉴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경찰에만 강간 피해자의 낙태를 승인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이 도입되자 여권 신장 활동가들이 퇴행적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여성들이 강간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경찰만이 발급할 수 있는 문서를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도입했다. 이전에는 여성들이 의사나 심리학자로부터 관련 문서를 취득할 수 있었다.

낙태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인도네시아에선 의료적 응급 상황이나 강간으로 임신했을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된다. 강간으로 임신한 여성이 낙태하려면 이제 경찰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새 규정에 대해 여성권리 활동가들은 강간 피해자들이 경찰 도움에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개정을 요구했다.

현지 여성권리 단체 ‘자카르타 페미니스트’의 활동가인 올린 몬테이로는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문화와 규범, 종교 때문에 낙태에 대해 여전히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여성들은 낙태권 행사를 위한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주저하게 된다”며 “새 규정은 강간 피해자들이 경찰에만 의존해야 함을 의미하는 데 너무 제한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다른 여성권리 활동가인 퉁가 파웨스트리는 로이터에 새 규정은 강간 피해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퇴행적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에선 낙태 규정이 엄격해 불법 낙태 시술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 실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간 170만 건의 불법 낙태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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