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로 수차례 재물손괴… 장애인단체 대표 징역형 집행유예

특수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이규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가 지난 4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시위 도중 전동휠체어로 시설물을 수차례 파손한 장애인단체 공동대표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이준석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식(55)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2월 7일 서울 송파구 소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물을 무단으로 점거해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건물의 승강기 출입문을 자신이 타고 있던 전동휠체어로 들이받아 파손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같은 날 이 건물의 1층 승강기 옆 대리석 벽면을 전동휠체어로 들이받아 파손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혈우병 고가 치료제 ‘헴브리라’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촉구하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

이 대표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손괴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할 수 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19일에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탑승 집회를 진행하던 중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전동휠체어로 들이받아 고장낸 혐의(특수재물손괴)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