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로 묘사…또다시 불붙은 올림픽 염색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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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인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의 8강전 상대인 헝가리 선수가 칼리프를 괴물로 묘사한 사진을 게시해 또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 외신은 3일(한국시간) 헝가리 여자 복싱 선수인 안나 루카 하모리(23)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칼리프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관한 불만을 드러내며 적절치 않은 이미지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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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하모리, 4일 오전 0시22분 8강전 예정
하모리가 올린 게시물은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날씬한 여성이 복싱 경기장에서 글러브를 끼고 서로를 노려보는 그림이다.
일부 스포츠 팬과 언론은 “하모리가 칼리프를 괴물에 빗댔다”며 “이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하모리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 상황에 관해 계속 신경 쓸 순 없다. 상황을 바꾸진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가능하면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상대인 불가리아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34)는 “수많은 사람이 현재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여자 복싱에 좋지 않다”고 밝혔다.
불가리아 복싱협회 역시“우리는 모든 대회, 특히 올림픽에선 모든 선수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칼리프는 여자 66㎏급, 린위팅은 여자 57㎏급에 출전하는 여자 복서로 올림픽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들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당시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두 선수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의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빼앗지 않았다.
칼리프는 비난 여론 속에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66㎏급 16강전에 출전했고,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상대로 46초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린위팅은 3일 여자 57㎏급 시토라 투르디베코바(우크라이나)와 16강 경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4일 오전 0시22분에 하모리와 8강전을 치르고, 린위팅은 4일 오후 6시 투르디베코바와 준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겨룬다.
논란이 커지자 앞서 IOC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칼리프와 린위팅의 출전 자격엔 문제가 없”며 “두 선수가 받는 학대 행위에 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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