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중의 재테크 칼럼]변동성이 커진 국내시장
정치와 경제와의 관계는 대체로 정치가 안정적일 때 소비와 투자가 활기를 띠고 경제도 잘 돌아가게 된다고 요약할 수 있다. 반대로 정치가 불안정하면 경제도 불안정해지기 마련이다. 정치와 경제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을 과거로부터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이라 해서 연구해 왔다.
인간의 경제활동을 정치학에서 논하는 권력, 권위, 가치, 공공선 등의 여러 개념과 접목시켜 분석하는 학문이 ‘정치경제학’인 것이다. 기본적인 사고가 정치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에 국가지도자인 대통령이 누가되느냐 추구하는 정책이 무엇인가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현지시각으로 7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11월 5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사퇴함으로 인해 미국 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임기는 4년이며 중임이 가능하다. 3선은 금지되어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며 새로운 변수로 부각되었기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셈법이 복잡해지게 되었다. 특히 기술주가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기적과 같이 트럼프가 유세도중 날아든 총알을 피하며 생존하였고, 고령의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남으로 인해 새롭운 정치적 이벤트(Event)가 등장한 것이다.
현재는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가 우세한 모습이다. ‘트럼프 트레이드’란 과거 트럼프 집권 시 대규모 감세와 경기부양책 시행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심해지고 인플레이션(Inflation)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한 대응차원의 매매다.
이로 인해 미국 내수시장에 집중하는 중소형 주식을 담고 채권을 매도하며 달러($)를 매수하는 방식의 매매가 장중에 포착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정치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나타나게 된 점이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종 고점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또다시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가 타격을 입을 종목으로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이 언급되고 있다. 트럼프의 경제정책 가운데 무역정책 상 관세율 인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자는 중국산에 대해 60~100% 관세율 부과와 평균 3%대인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과거 대통령 재임시절과 같은 보호무역정책이 다시 강화될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대미수출 기업이 실적악화 우려가 커질 것으로 사료된다. 자동차와 반도체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인데 보호무역의 일환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수출에 있어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정리하자면 트럼프는 대미국 무역흑자를 주도하는 인공지능(AI)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업종 등에도 정조준하며 공격하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현재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었던 이차전지와 반도체 업종이 특히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반도체법(칩스법)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해 그동안 수혜를 누렸던 부분에 대한 수혜가 줄어들게 되면 아무래도 해당 업종의 업황이 불리해질 수 밖 에 없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수출에 있어 미국비중이 50%를 넘어 섰고,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10%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대. 기아차 입장에서는 소비자가격에 오른 관세를 전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즉 판매가격을 내리거나 수출에 있어 양적으로 위축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반도체 관련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트럼프의 눈에는 대만이 미국반도체의 100%를 가져갔다고 보는 입장이라 기존의 반도체 질서를 흔드는 발언을 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더욱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국내시장의 분위기가 거래소(KOSPI)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코스닥(KOSDAQ) 시장에서는 이차전지와 제약, 바이오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언급한 업종의 등락에 따라 시장분위기와 투자자들의 매매방향이 결정되기에 여전히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Trump) 후보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Harris)후보 간 대선공략과 판도에 따라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른 것은 현지시각 31일 일본 BOJ가 단기 정책금리를 0.25%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을 들 수 있다. 이로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가 된 셈이다. 이러한 결정은 슈퍼 엔(¥)저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2% 넘게 오르고 경기회복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음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매 분기 약 4000억 엔 수준의 자금을 순차적으로 축소해 현재 월 6조엔 수준의 국채매입 규모를 2026년 1분기에는 월 3조엔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요타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체들의 해외시장에서 그동안 누리던 상대적 가격메리트(Merit)가 줄어들게 되었다. 그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니케이(NIKKEI)225지수는 수출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로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보이고 있다.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일본정부가 엔화강세 전환을 위해 일본은행에 금리인상 등 추가적인 긴축속도를 높일 것을 요구했던 것도 이번 조치에 한 몫 했다. 엔화강세가 상대적으로 한국의 수출기업에는 우호적일 수 있지만 과거 초저금리에 머물던 시기에 엔화를 빌려 여타 국가의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압력을 자극할 여지가 있어 역시 글로벌(Global) 증시의 하락 변동성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7월 미국 FOMC에서 연준의 입장을 비둘기파적인 동결로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다. 시장에서도 9월 금리인하에 베팅(Betting)하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과 성명서 상 인플레이션(Inflation) 둔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고용시장 냉각에 대한 우려를 한층 더 높인 만큼 이제는 물가보다는 경기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리인하 임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현재는 물가지수 둔화가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지표가 과도하게 악화될 경우 시장에서는 경기침체라는 악재로 해석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
이를 증명하듯 미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에 발표된 신규 실업청구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시장평균 전망치인 컨센서스(Consensus)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8월 맞이한 첫 금요일에 글로벌(Global) 증시는 급락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장기간 급등한 인공지능(AI)관련 업종에 대한 투심악화로 시장이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현재 공시되고 있는 2분기 실적과 가이던스(Guidance) 발표에 따라 여전히 변동성을 보일 확률이 크다. 따라서 모멘텀(Momentum)이 확실한 업종과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미 대선 후보 간 이견이 없는 ‘생물보안법’ 수혜주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시장에 변동성을 줄 수 있는 이벤트(Event)로는 이번 8월 19~22일에 있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8월 22~24일 잭슨홀 미팅, 28일 엔비디아 실적발표 등을 들 수 있다. 대부분 8월에 몰려 있는 변동성 요인으로 인해 압축적인 업종대응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예를 들어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낙폭이 과대하였는데 이중 이익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으로의 접근이나 이익 모멤텀이 확대되고 있는 조선, 건강관리, 방산섹터(Sector)에서 아이디어(Idea)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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