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무의 파이트클럽]쓰러져도 또 일어나는 상남자...'7연패' 퍼거슨이 싸우는 이유

이석무 2024. 8.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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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의 '상남자' 토니 퍼거슨(40·미국)은 한때 가장 잘 나가는 선수였다.

현재 7연패 중인 퍼거슨이 이번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역시 7연패를 당한 바 있는 B.J. 펜을 제치고 UFC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된다.

재밌는 것은 퍼거슨이 TUF 웰터급 우승을 한 뒤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내린 반면 키에사는 TUF 라이트급 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정작 UFC는 윗 체급인 웰터급으로 올라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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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파이터 토니 퍼거슨. 사진=UFC
토니 퍼거슨. 사진=UFC
네이트 디아즈와 대결하는 토니 퍼거슨(왼쪽).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의 ‘상남자’ 토니 퍼거슨(40·미국)은 한때 가장 잘 나가는 선수였다. 2011년 UFC 리얼리티쇼인 ‘TUF 13’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UFC에 데뷔한 뒤 15경기에서 14승 1패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팬들은 옥타곤 안에서 물러서지 않고 난타전을 즐기는 퍼거슨에게 열광했다. 그의 경기는 ‘보너스’ 단골손님이었다. 2017년에는 케빈 리(미국)를 꺾고 UFC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 등 쟁쟁한 파이터들의 라이벌로 손꼽혔다.

이제는 과거의 영광이 됐다. 지금의 퍼거슨은 잘나갔던 예전의 그가 아니다. 마지막 승리는 2019년 6월 도널드 세로니(미국)전이었다. 2020년대 들어 치른 7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다른 선수라면 이미 퇴출되거나 스스로 포기하고 남았을 상황이다. 그를 아끼는 팬들은 이제 더이상 고통받지 말고 은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퍼거슨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또 옥타곤에 올라가 싸운다. 더 이상 챔피언 벨트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싸우는 것이 그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퍼거슨은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 샌드헤이건 vs 누르마고메도프’ 대회에서 마이클 키에사(36·미국)와 웰터급 경기를 치른다. 퍼거슨이 7연패 중이지만 키에사도 3연패를 기록 중이다. 둘 중 한 명은 지긋지긋한 연패 사슬을 끊게 된다.

사실 퍼거슨은 싸울 만큼 충분히 싸웠다. 2008년 프로 파이터로 데뷔해 햇수로 벌써 17년째 선수로 활약 중이다. 그가 전성기 시절 기록한 12연승은 UFC 라이트급 최다 연승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통산 전적도 35전(25승10패)에 이른다.

현재 7연패 중인 퍼거슨이 이번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역시 7연패를 당한 바 있는 B.J. 펜을 제치고 UFC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된다.

그럼에도 퍼거슨이 계속 싸우려는 이유는 뭘까. 퍼거슨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필자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난 다른 사람들 눈에 최고로 보이고자 운동하는 게 아니다. 그냥 에너지를 넘치게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진짜 챔피언이 아닐지라도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사람들에게 ‘나도 너처럼 되고 싶다’는 영감을 주고 싶다.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뚫고 나가는 정신을 보여주고 싶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모든 인생에서도 그렇다”

퍼거슨은 UFC 진출 후 줄곧 라이트급에서 활약했다. 그런데 이번 경기는 웰터급으로 치른다. 체급을 올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그는 오히려 “기분이 더 좋다”고 강조했다.

“나는 UFC에 오기 전에 웰터급으로 싸웠다. 당시 전적이 10승 2패였다. TUF도 웰터급에서 우승했다. 실제 체중에 가깝게 뛰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1~2 파운드를 더 쥐어짜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웰터급에서 컨디션이 더 좋고, 먹어야 하는 것들을 먹을 수 있다. 감량에 대해서 너무 많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든지 날 본 사람들은 ‘너 진짜 좋아 보인다’라고 말한다. 정말 컨디션이 좋다”

공교롭게도 이번 상대인 키에사도 TUF 우승자 출신이다. 2012년에 열린 TUF 라이트급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했다. TUF 챔피언 대 TUF 챔피언 대결이 성사됐다. 재밌는 것은 퍼거슨이 TUF 웰터급 우승을 한 뒤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내린 반면 키에사는 TUF 라이트급 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정작 UFC는 윗 체급인 웰터급으로 올라갔다는 점이다.

“키에사는 좋은 파이터이자 디 얼티밋 파이터다. 그가 강력한 레슬러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훈련 캠프에서 나는 많은 스파링을 했다. 한 120라운드는 한 것 같다. 난 지난 7년 동안 스파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내가 믿을 수 있고, 편안하면서 좋은 그룹을 만나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이다. 지금 몸 상태가 너무 좋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옥타곤에 들어가서 이 경기를 빠르게 피니시 시키겠다”

퍼거슨은 승리에 대한 간절함을 피자와 탄산음료에 비유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민감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는 역시 유머러스하고 재치가 넘쳤다.

“경기가 끝나면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피자를 배달시켜 먹고 싶다. 사실 그동안 난 피자를 포기했다. 미치도록 먹고 싶었지만 스스로에게 안된다고 계속 말했다. 이번에는 이기고 나서 피자를 먹을 것이다. 그것이 내 승리 댄스가 될 것이다. 끊었던 탄산음료도 마실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편안한 상태에서 내 승리 장면을 계속 돌려볼 것이다. 왜냐면 나는 이긴지 꽤 오래됐기 때문이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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