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벌리고 절규하는 이집트 미라…"고통스럽게 죽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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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년 전 사망한 한 고대 이집트 여성의 미라가 입을 크게 벌린 채 절규하는 듯한 표정으로 발견됐는데, 이런 특이한 모습이 고통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죽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사하르 살림 카이로 대학교 방사선과 교수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 여성의 미라가 왜 입을 크게 벌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컴퓨터단층촬영(CT)과 X선 회절 등을 이용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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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3500년 전 사망한 한 고대 이집트 여성의 미라가 입을 크게 벌린 채 절규하는 듯한 표정으로 발견됐는데, 이런 특이한 모습이 고통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죽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사하르 살림 카이로 대학교 방사선과 교수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 여성의 미라가 왜 입을 크게 벌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컴퓨터단층촬영(CT)과 X선 회절 등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고통스러운 죽음 또는 정서적인 스트레스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메디신'에 실렸다.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그림 '절규'와 유사한 이 미라는 1935년 고대 이집트 제18왕조 하트셉수트 여왕 시대의 건축가 세넨무트 무덤 아래의 나무 관에서 발견됐다. 인근에서는 세넨무트의 어머니인 하트노페르와 친척들의 무덤도 함께 발견돼, 이 여성 역시 세넨무트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살림 교수는 "비명을 지르는 미라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가까운 가족 구성원이 묻혀 가족의 영원한 안식처를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CT를 통해 여성의 사망 당시 나이는 48세, 키는 155㎝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여성은 생전에 척추 등에 가벼운 관절염을 앓았으며 여러 개의 치아가 빠져있는 상태였다.
다른 미라와는 달리 몸 안에 장기가 제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들어있었고, 방부 처리를 위한 절개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살림 교수는 "미라의 장기가 그대로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집트 신왕국 시대(기원전 1550~1069년)의 미라화 방법은 심장을 제외한 모든 장기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금과 은으로 된 풍뎅이 모양의 반지 '스카라베'를 낀 채 매장됐으며 방부 처리 재료로 값비싼 향나무와 헤나 염료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돼, 이 여성 역시 상류층이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여성이 사망 당시 극심한 고통이나 정서적 스트레스를 겪었으며, 즉각적으로 사후 경직이 나타나면서 그 고통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방부처리사가 시신의 입을 다물어주지 못했고, 시신이 부패하거나 이완되기 전에 미라화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가설에 일부 연구자는 "방부처리사에게는 시신의 입을 닫아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이로 아메리칸 대학교의 살리마 이크람 교수는 "사후 경직 때문에 방부 처리를 맡은 사람들이 이 표정을 영원히 놔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라화 중 건조 작업에는 40일이 걸리므로 그동안 충분히 이목구비를 재배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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