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의 꿈은? 짝을 찾는 것’…인공지능한테 웃겨보라 했더니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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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만든 유머가 사람이 만든 유머보다 웃기다." 지난달 10일 미국 엔비시(NBC)가 보도한 뉴스다.
인공지능 챗지피티(GPT)와 인간 집단이 만든 한줄짜리 유머를 모아, 다른 인간 집단에게 주고 얼마나 재미있는 농담인지 물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만든 유머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나.
"양말의 꿈은?" "짝을 찾는 것." 그나마 이 유머도 에이아이가 진정으로 이해하고 만든 것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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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만든 유머가 사람이 만든 유머보다 웃기다.” 지난달 10일 미국 엔비시(NBC)가 보도한 뉴스다. 미국 남가주대학의 실험. 인공지능 챗지피티(GPT)와 인간 집단이 만든 한줄짜리 유머를 모아, 다른 인간 집단에게 주고 얼마나 재미있는 농담인지 물었다고 한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인공지능이 만든 유머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나.
다음 실험. 미국의 풍자 사이트 ‘디 어니언’에 올라온 유머 기사를 퍼다가 챗지피티한테 새로 제목을 뽑아보라고 시켰단다. 그 결과 인간 집단에게 평가를 맡겼는데, 인간이 뽑은 원래 제목과 챗지피티가 뽑은 새 제목이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정말 웃길까? 농담을 즐기는 나로서는 슬픈 소식이다. 앞으로는 사람이 “인공지능보다 안 웃기다”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에이아이(AI)의 유머 실력을 알아보았다. 챗지피티와 클로드에게 한 줄짜리 유머를 만들어달라고 요청. 100개 가까운 농담 가운데 괜찮은 것 딱 하나 건졌다. “양말의 꿈은?“ ”짝을 찾는 것.” 그나마 이 유머도 에이아이가 진정으로 이해하고 만든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 농담이 웃긴 까닭은 양말이란 급할 때면 늘 짝이 안 맞는다는 생활 경험 때문인데, 에이아이는 양말을 신을 일이 없다.
인공지능에 프롬프트를 시시콜콜하게 입력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한다. 그래서 부탁해 보았다. “에이아이의 농담에 대해, 반전이 있는 블랙 유머를 만들어줘.” 재미있는 대답이 하나 나왔다. “에이아이가 마침내 유머의 궁극적 비밀을 밝혀냈다. 그런데 그게 너무나 우스웠기 때문에 연구원 모두가 웃다가 실신해버렸다. 그래서 아무도 유머의 비밀을 알 수가 없게 됐다.” 괜찮긴 하지만, 식상하다. 영국의 유머 그룹 몬티파이선이 만든 농담과 꼭 닮았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웃음’에도 차용됐던 아이디어다.
아무려나 인간의 농담 실력이 위협받는 모양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에이아이는 인간보다 웃기지 않다는 기사가 있었다. 온라인 매체 기가진의 6월20일치 기사를 보면,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이 에이아이를 코미디에 이용해보라고 미국의 프로 코미디언 스무 명에게 의뢰했는데, 좋은 성과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6월과 7월의 기사를 종합하면 ‘인공지능은 보통 사람보다는 조금 웃기지만 프로 코미디언보다는 안 웃기다’ 정도가 되려나.
인공지능이 웃기는 유머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우리가 마음 놓고 웃을지는 의문이다. 인간과 꼭 닮은 인공지능은 불쾌할 수 있다. 러시아의 민담 연구가 프로프는 20세기에 “움직이는 자동 기계는 우스운 것이 아니라 무서운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말하는 ‘불쾌한 골짜기’ 개념(로봇이 사람과 특정 수준까지 비슷해지면 오히려 거부감이 증가)과 통하는 것 같다.
글·그림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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